유럽의 가을속으로 들어온 고성을 찾다.

가을이 깊을 대로 깊은 유럽 곳곳에는 석양 무렵이면 하늘도 산도 강물도 온통 핏빛처럼 붉은 물이 든다. 그리고 한 걸음도 떼지 못한 채 한없이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성들은 유럽의 가을을 완성 시켜준다.
고성을 배경으로 오색빛을 머금은 대자연의 색과 끝없는 들판에 남겨진 건초 더미들 그리고 마을 곳곳에서 밥을 짓느라 피어 올리는 연기들까지 이 모든 풍경은 바쁘게 달려왔던 우리의 마음을 한 없이 여유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동화 속 전설의 성, 노이슈반슈타인 성
Schloss Neuschwanstein

잠자는 숲 속의 공주인 오로라 공주는 16세가 되는 날 물레에 찔려 깊은 잠에 빠지게 된다. 그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성의 모티브가 된곳이 독일의 노이슈반슈타인 성 이다. 넓은 초록의 벌판과 방목된 소들, 평온해 보이는 독일 농가 풍경을 지나면 동화 속에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눈부신 성이 눈앞에 그 위용을 드러낸다. 우리에게는 디즈니랜드를 대표하는 성으로 더 익숙한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가을에 가장 아름답다는 로맨틱 가도의 시작이자 마지막인 독일의 남부도시 퓌센에 위치해있다. 바이에른의 왕이었던 루드비히 2세가 환상적인 중세의 성을 짓기 위해 여생과 대부분의 재산을 쏟아 부었고 완성까지 17년의 세월이 걸렸다.

노이슈반슈타인 성 은 무엇보다 퓌센의 자연 환경과 목가적 분위기가 완벽하게 어우러져 그림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퓌센 지역은 가을과 겨울을 한 눈에 담아 낼 수 있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풍경을 선물해준다. 9월말이면 산봉우리에는 흰눈이 가득하고 산 아래에는 단풍이 곱게 물들어 신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특히 성을 향해 가는 길에 만날 수 있는 마리엔 다리 뒤로는 설경이 장관을 이루고 주변의 나무들은 노란 단풍의 물결을 이루어 성과 함께 절경을 이룬다.

독일 전통 가옥들의 빨간 지붕과 숲 전체를 물들인 오색의 단풍 그리고 하얗게 내려앉은 가을의 눈은 해마다 세계 최고의 고성으로 꼽히는 '노이슈반슈타인 성' 의 아름다움을 채워주며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가을의 성, 샹보르 성
Chateau de Chambord

300개가 넘는 굴뚝, 경사진 지붕에 수직으로 낸 돌출창과 모서리마다 거대한 원형탑 그리고 요정 이야기에나 어울릴 듯한 스카이 라인까지 갖춘 성이 프랑스에 있다. 바로 영화 미녀와 야수 에서 마법에 걸린 야수의 성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 세계문화유산 '샹보르 성' 이다. 샹보르 성은 프랑스의 정원으로 알려진 루아르 계곡에 위치하고 있다. 프랑수아 1세때부터 루이 14세까지 약1800명이 15년동안 완성했으며 총 5,500헥타르 공간에 방 440개, 굴뚝과 연결된 벽난로 365개, 계단 65개 등이 그 웅장함을 자랑한다. 중세 프랑스의 전통적인 건축 양식과 이탈리아 르네상스 양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강한 영향을 받았다고 전해졌다.

샹보르 성은 광대한 솔로뉴 숲이 주변 5km 반경으로 성을 둘러싸고 있어 프랑스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샹보르 성을 만나기 위해서는 3백미터 쯤 숲길을 걸어야 하는데 가을이면 붉은 낙엽들이 성을 향해 레드카펫을 연출하기도 한다. 웅장하고 고풍스러운 샹보르 성 주변으로는 온통 노란빛의 가을이 마치 성을 품고 있는 듯 보인다.

성 내부에서는 가을부터 이듬해 봄이 올 때까지 3m에 달하는 벽난로에 불을 지피기 때문에 추위도 녹이고 고풍스러운 중세의 성에서 낭만도 느껴볼 수 있어 가을의 샹보르가 가장 인기가 좋다.

중세시대 가을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콘위성
Conwy Castle

콘위성은 영국 웨일스 북부 콘위에 있는 중세 성 유적이다. 높은 성벽과 8개의 거대한 탑을 가지고 있으며 영국에서 3번째로 큰 국립공원인 스노도니아산이 배경이 되어 웅장한 모습을 자랑한다. 웨일즈 지역은 영국 여행을 한 사람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곳으로 꼽는데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중세시대를 연상케하는 콘위성 때문이다. 마치 원탁의 기사가 말을 달려 나올 것 같은 분위기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만큼 오랜 역사와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작은 성문을 아슬아슬 다니는 버스부터 고성을 중심으로 펼쳐진 사람들의 생활 터전은 문화 유적을 지키고 사랑하는 마음들이 만들어낸 그들만의 풍경이다.

콘위성을 품은 웨일즈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한 채 아름다운 세계최고의 해안 휴양지 2위에 랭크 되었다. 특히 스노도니아 국립공원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아름다운 풍경과 호수가 가득하다.
영국의 진정한 가을을 보고 싶다면 웨일즈로 가라는 말이 있을 만큼 웨일즈의 가을은 오색의 단풍과 금빛 언덕이 어우러져 숨막힐 듯한 경치를 자아낸다.
또 한가한 농장과 추수가 한참인 농작물들 겨울 준비로 바쁜 마을 곳곳의 모습까지 대자연과 어우러진 아늑한 시골의 그림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