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비만과 지방간

간은 현대인이 가장 적극적으로 챙겨야 할 건강 중에 하나다. 기름지고 단 음식이 많아지는 현대의 식생활에 가장 많이 타격을 받는 장기가 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간은 침묵의 장기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질병이 발생해도 티가 나지 않는다. 따라서 간이 건강하려면 정기적인 검사와 제대로 된 이해, 올바른 생활 습관이 동반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대인의 간 건강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요즈음 많이 발생하는 질병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어떤 이유로 왜 생기는 것일까?

술을 마시지 않아도

간에 생기는 질병은 일반적으로 음주의 결과라는 인식이 많았다. 실제로 간의 건강은 음주에 좌우된다고 말할 정도로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 많은 양의 알코올이 몸에 들어갈 경우는 술의 독성 때문에 간은 상처를 입고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질병인 간암의 경우를 보면 음주를 즐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6배나 높은 발병률은 지닌다.

하지만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해서 간이 깨끗하다거나 건강할 것이 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간에는 지방이 5% 가량 있다. 하지만 이보다 수치가 높다면 그것이 지방간이다.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아도 걸릴 수 있는 것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특히 비만이나, 당뇨, 고지혈증,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문제는 지방간이 다른 간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단순 지방간에서 간 세포 손상이 심하고 지속되는 지방간염 혹은 간 세포 손상이 더 심해져 복수나 황달까지 나타나는 간경변증으로 진행 될 수 있다. 계속 방치하면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정상간인 사람에 비해 당뇨병, 고혈압, 지질이상, 비만 같은 만성질환 발생률이 3배까지 올랐다고 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심각한 문제다. 미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대상자 1만 1154명을 2006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인구의 34%를 차지한다고 밝혀졌다. 한국의 대한간학회가 건강검진 수검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었다. 미국과 비슷하게 높은 수치다.

단지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간 건강을 자신하다간 좋지 않은 결과를 받아들 수 있다는 것.

복부비만을 조심하라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기는 이유는 간단하다. 너무 많은 지방이 한꺼번에 체내에 들어와 간이 과부하 상태가 되면서 지방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생긴다. 배에 지방이 끼는 복부비만은 특히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주요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들에게 의사들이 제일 먼저 하는 충고가 “뱃살 빼라”일 정도.

물론 복부비만만이 지방간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도 지방간을 호소하는 여성들도 있는데 이는 몇 가지의 원인에 기인한다. 갑작스런 체중감량은 간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케이크나 빵, 밥 등 곡물류를 많이 먹어서 탄수화물 섭취가 높은 생활습관 또한 위험하다. 여성 호르몬제나 스테로이드 같은 약제를 오래 복용하는 것은 지방간을 불러올 수 있다. 가장 조심해야 할 계층은 폐경기 여성. 폐경기 여성은 호르몬 감소로 간에 지방이 쌓이기 쉽다.

지방간의 진단

간 질병은 대부분 그렇듯이 지방간은 증상이 별로 없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하는 자가진단이 힘들다. 밑에 언급되는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보통은 간기능 검사에서 수치 증가가 확인되거나 복부 초음파 검사상 지방간이 발견 되어서 지방간을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비알코올성 지방의 경우에는 진행성 섬유화 등이 있는 환자를 구분하기 위해 혈액검사나 영상의학 검사도 함께 해야 한다.

생활습관병, 지방간

지방간은 생활습관병으로 분류된다. 생활습관을 고친다면 쉽게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것.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비만인 사람이 자신의 체중의 5%를 감량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크게 호전된다고 한다. 고지방, 고탄수화물, 고단당류를 피하는 식사조절과 규칙적인 운동만 하더라도 체중감량과 간건강 호전이라는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기름진 음식과 탄수화물의 과다섭취는 반드시 피해야 하며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케이크류와 과자 등 단순당 섭취도 바람직하지 않다. 운동강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1주일에 3번 한번에 30분 이상 하는 유산소운동은 지방간 해소에 도움이 되며 근력운동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지방간이 이미 진행되고 있고 나타나는 염증을 줄이려면 7~10%의 몸무게 감량이 필요하다. 이 때 요요현상을 고려해 몸무게 감량을 3~6달에 걸쳐 서서히 해야 하며 다시 몸무게가 불지 않도록 생활습관을 완전히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

고용량의 비타민은 조직검사로 확인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에게 간 조직소견을 개선하고 지방간염을 호전시켜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간 투여하면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와 상의한 후에 복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