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어드 출신의 정상급 연주자 - 노예리 바이올리니스트

스토니 브룩 대학에서 박사과정 중 세계 유명 컴퍼티션에서 다수 입상 찬양선교를 위한 사역자로도 활동

'트루워십퍼12' 라는 찬양선교단체의 일원으로 미서부지역 클래식투어중 북가주를 찾은 노예리 바이올리니스트를 만나 그녀만의 음악세계에 대해 알아보았다.

SF저널 박성보 기자

Q. 본인소개를 해주세요.
A. 저는 1993년에 서울에서 태어나 만 8세에 처음 바이올린을 잡았습니다. 음악의 길을 선택하게 된 이유에는 피아노를 전공하신 어머니와 취미로 바이올린을 열심히 하시는 아버지, 그리고 한국과 독일에서 피아노를 공부한 동생의 영향이 큰 것 같아요. 한국에서 예원학교와 서울 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활을 하러 미국 뉴욕으로 유학을 오게 되었습니다. Juilliard School 에서 Bachelor of Music 과 Master of Music 학위를 받고 현재 뉴욕에 거주하며 Stony Brook University 에서 박사 과정(Doctor of Musical Arts)을 밟고 있습니다.

Q. 바이올린을 전공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어릴 때 자연스럽게 피아노와 첼로를 배웠었는데 두 개의 악기 모두에게서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피아노는 연습을 해도 딱히 실력 향상이 있지 않아서 일찍이 포기를 했었고, 이후에 어머니가 피아노를 하는 동생이랑 취미로 바이올린을 하셨던 아버지와 함께 재밌게 트리오를 해보라고 사 주셨던 첼로에도 악기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큰 재미를 붙이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같은 동네에 살던 어떤 언니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걸 우연히 보게 됐는데, 조그마한 악기로 무대를 장악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래서 무턱대고 바이올린을 사달라고 부모님께 졸랐었는데, 어머니는 음악의 길이 매우 좁고 힘든 걸 아셨기 때문에 저를 음악가로 키우고 싶지도 않아 하셨고, 또 제가 바이올린을 하다가 그만 둘 거라고 생각하셨기 때문에 큰 뜻 없이 악기를 사 주셨어요. 하지만 바이올린을 배울수록 고음과 저음을 모두 매력적으로 낼 수 있다는 점이 저에게 너무나도 크게 다가왔고, 사람의 목소리와 감정을 가장 자연스럽게 낼 수 있는 악기가 바이올린이라는 생각이 들어 지금까지 바이올리니스트의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연주경력이나 수상내용을 알려주세요.
A. - Lancaster International Chamber Music Competition 2 위, Eduard Grach International Violin Competition 5위, France Music Competition 1위, LMDC Instrument Lending Competition 2위, 부산마루국제음악제 Concerto Competition 3위
- Stony Brook Symphony Orchestra Concerto Competition 우승 및 협연 예정, Tel Aviv Soloists Ensemble 협연
- Sejong Soloists(세종 솔로이스츠)와 함께 뉴욕 카네기홀,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인천, 화성, 세종, 포항 등에서 연주
- Music@Menlo Chamber Music Festival (International Program), Music Academy of the West, Singapore Violin Festival, Heifetz International Music Institute, Leonidas Kavakos International Violin Masterclass 초청 연주
- Juilliard Orchestra + Sibelius Academy Symphony Orchestra Concert Tour (Helsinki,Stockholm, New York)
- Ciel Piano Quartet, Ciel Piano Quintet 멤버로 서울 예술의 전당, 롯데콘서트홀, 최양업홀 등에서 연주

Q. 바이올리니스트로서 힘든점이나 좋은점은 무엇인가요?
A. 음악가로서 늘 나의 메시지를 확실하게 청중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점이 큰 도전으로 다가옵니다. 무대에서 100%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연습할 때 200%, 그 이상으로 준비가 되어야 하는데, 연습 때 여러가지로 타협을 하다 보면 무대에서 내가 무언가를 전달할 수 있기는 커녕 조금의 실력 발휘도 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죠. 어떤 곡을 연주하든 그 음악을 통해 내가 청중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나만의 특정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음악을 연주하는 것과 나만의 personal 한 이야기를 담은 음악은 같은 음악, 똑같은 실력이어도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나만이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가 있을 때 무대에서 청중과의 교감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곡을 익히고 무대에서 아무 어려움 없이 연주할 수 있는 정도의 레벨로 끌어올리는 작업도 물론 힘들지만, 그 이상으로 나만의 스토리를 담는 연습이 음악가로서 가장 어려운, 하지만 의미 있는 일 이지요.
특히 바이올리니스트로서 가장 뿌듯한 점은, 바이올린이라는 악기가 고음과 저음 모두를 훌륭하게 낼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악기라고 생각되는 것입니다. 첼로나 비올라는 저음과 중음을 매력적으로 낼수 있는 악기이지만, 고음을 훌륭하게 낼 수 있는 악기는 아닌 것 같아요. 바이올린은 고음이 주가 되는 악기이지만, G선에서의 저음도 비올라나 첼로 같이 깊이 있는 소리를 충분히 낼 수 있는 악기이기 때문에, 저음과 고음이 모두 똑같이 가능하다는 의미에서 사람의 감정과 생각들을 가장 자연스럽게 낼 수 있는 악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점이 바이올리니스트로서 가장 기쁘게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Q. '트루워십퍼 12' 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추길호 목사님이 13년간 이끌어 오신 'True Worshipers 12' 라는 단체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인 이민교회들을 위해 만들어진 찬양팀입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전공하는 음악가들이 여러 찬양과 음악으로 예배를 섬겨 왔는데, 몇 년 전 친하게 지내던 동역자들과 함께 사역을 했던 것이 계기가 되어 이번에도 미국 서부 사역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저에게 허락해 주신 음악이라는 귀한 달란트를 통해 복음이 열방으로 흘러 나가는 귀한 경험들을 유학생활 동안 많이 겪었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은사로 흩어져 있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로하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음악으로 예배하고 찬양할 때, 듣는 사람들도 하나님의 선하심을 경험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저 자신이 영적으로 회복되고 치유되는 일들을 경험했기 때문에, 불러주셨을 때 감사함으로 순종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꼭 음악이 아니더라도,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하나님을 섬길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제 본업이 음악이고, 음악은 저의 삶에서 가장 큰 부분이기 때문에, 추길호 목사님이 강조하시는 전문성, 탁월성과 함께 자라나는 영성을 가지고 앞으로도 기회를 주실 때마다 음악으로 복음을 전하는 통로가 되고 싶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원하는 진로방향은?
A. 진로를 딱 한 가지로 정하는 것 보다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 할 수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미국에서 오케스트라 활동도 해보고 싶고, 마음이 맞는 음악 동료들과 함께 chamber music 연주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 피아니스트인 동생과 함께 듀오 연주도 많이 하는 것 역시 저의 큰 계획들 중 하나입니다. 궁극적으로는 학교에 남아 학생들에게 귀감이 되는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또한, 지금처럼 틈날 때마다 찬양사역도 쉬지 않고 열심히 하는 음악가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