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아시안 글로벌 미인대회 퀸, 김해윤 양

북가주내 가장 큰 규모의 아시안계 미인대회에서 당당히 영예의 1등을 차지한 김해윤(미국이름 스테파니 김)양을 만나 대회참가의 뒷얘기와 그녀의 꿈에 대해 들어보았다.
글 박성보 기자(sbpark21c@gmail.com)

의대진학을 포기하고 저널리스트로

김해윤 양은 올해 20세로 샌프란시스코의 올드타이머 김정호 변호사의 차녀이다. 금문교 건너 밀밸리에서 오랫동안 부모님과 함께 살아왔고 타말페이스 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한때 의대진학을 꿈꾸기도 했지만 평생 병원에서 힘들게 일하는 것 보다는 좋아하는 것을 해보고 싶어서, 특히 방송에서 앵커나 프로듀서로 일해보고 싶은 마음이 컷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저널리즘 공부를 위해 오레곤주 유진의 오레곤대학교(University of Oregon)를 선택했다. 취미는 수영과 요리로 '건강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매일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고 있다고 한다.

추억거리를 위해 참가했다가 퀸이 되다

미스 아시안 글로벌 미인대회(Miss Asian Global & Miss Asian American Pageant)는 북가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아시안계 미인대회로 오랜전통과 함께 권위를 인정받는 대회다. 올해에도 지난 8월 10일 예선을 통과한 아시안 각국의 17명의 본선참가자들이 1주일간의 합숙훈련을 마치고 샌프란시스코의 헙스트극장에서 경선을 벌였다. 친구들과 대회관계자의 추천을 받은 김해윤 양은 '젊은시절의 추억이 될 것 같고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어서' 응모서류를 제출하게 된다.
하지만 입상을 못할 것 같아서 친구들이나 주위에 알리지도 않았다. 합숙기간을 통해서 다른 출전자들과 비교도 되었지만 저만의 독특한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해서 인터뷰나 질문에 대한 준비를 해왔다. 본선 참가자들은 사회자의 예고없는 돌발질문에 답해야 하는데, 김해윤 양에게는 '소셜미디어(SNS)의 좋은면과 나쁜면에 대해'물었다. 평소 저널리즘에 대해서 확고한 소신을 갖고있던 김 양은 이에 대해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의견을 발표했고, 그녀의 자신있는 답변으로 7명의 심사위원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인터뷰를 잘해서인지 김해윤 양은 '미스 아시안 미디어'상을 받았다. '이 정도의 상만 받아도 다행'이라고 안심하고 있었다. 하지만 맨 마지막에 그녀의 이름은 다시 불려졌다. 이 대회의 주인공인 'Queen' 이라는 이름으로..

얼굴만 이쁘다고 되는게 아니더라구요

한국의 미스코리아 대회도 마찬가지지만 지구촌 곳곳의 미인대회도 시대에 따라 트렌드가 바뀌어가고 있다. 외적인 아름다움에서 그치기 않고 내면의 지적이고 성숙한 아름다움이 강조되고 홍보대사로서의 기능적인 역할때문에 스피치능력을 우선시 하게됐다.
김해윤 양도 이에따라 이중언어와 함께 다방면의 상식과 논리적인 화술이 높은 점수를 받게 된 것 같다. 그녀는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하여 본국 MBC 방송국의 인턴사원으로 잠시 근무하며 탈북자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프로그램 제작에도 참여한 경험을 갖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 차별받는 북한난민들의 현장을 찾아다니며 생생한 체험을 했고, 이 경험들은 토대로 이번대회에서 자신의 꿈을 얘기하는 순서에 '북한 난민들을 돕는데 내 재능을 사용하고 싶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었다.
딸에게 우아하고 기풍있는 궁중한복을 입히느라 백방으로 수소문을 하여 구해온 매니저 역할의 어머니 김지은씨는 "얼굴만 이쁘다고 되는게 아니더라구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소녀에서 숙녀로 변신하다

김해윤 양은 이번 대회로 인해 너무 많은 것을 얻게 되었다고 했다. 평소 가족과 친구들만 알고 지내던 새내기 대학생이 이 지역의 굵직한 명사들과 네트워킹을 하게 됐고, 아시안문화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번기회에 일본, 중국을 포함한 아시안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됐다. 20세 여대생이 할 수 없는 일을 '미스 아시안 글로벌'이라는 타이틀을 가지면 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한국에서 MBC 인턴사원으로 탈북민들을 접하게 되면서 그들을 도울 방법을 연구하기도 했다. 현재 소셜미디어를 통해 북한 난민돕기 펀드레이징도 시작했고, 딸의 기특한 봉사활동에 아버지 김정호 변호사는 첫 기부자가 되었다. 또한 그녀는 샌프란시스코 중국계 이민자들의 대모격인 '로즈 팩'의 일생을 찍는 다뉴멘터리 영화에 스탭으로 참여하여 촬영중에 있기도 하다.
본인의 미래만 생각하던 소녀는 이제 숙녀로 변신하여 어려운 이웃을 돌보며 봉사의 기쁨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외모에서 풍기는 것보다 가슴으로 전해지는 아름다운 마음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그녀가 증명하고 있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