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정진택 총장, 114년 최초 공대출신 총장

고려대 기계공학 학사(공대 수석졸업)/동 대학원 석사, 미네소타대 박사
고려대 114년 역사상 최초 공대출신 총장
1905년 5월 5일 조선인이 세운 최초 근대 고등교육기관 고려대학교 제 20 대 총장

실리콘벨리 지역에 2019년 고려대학교 20대 신임 정 진택 총장이 방문했다. 그는 앞서 UCLA 대학을 먼저 방문해 여러 협력방안을 모색했으며, 실리콘벨리 지역의 테크노 기업들을 탐방하고, 실리콘벨리지역의 독특한 문화중 하나인 창업을 격려하고 도전하는 각종 인프라 환경등을 자세히 조사하기 위함이었다. 앞으로 4년간 총장으로서 고려대학교를 이끌어 나갈때 보다 창의적이고 선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위한 첫 발걸음이다. 필자는 산호세 산장식당에서 정 진택 총장을 만났다. 정 총장의 첫 인상은 전형적인 공과대 교수의 이미지 였다. 밝고 차분한 외모에 미사여구 하나없는 분명하고 간결한 언어를 구사했다.
"민족 고대"로 칭해지는 대한민국 최초의 민족 사학인 고려대학교를 이끌어 갈 신임 총장으로서의 벅찬 희망과 포부, 계획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앞으로의 미래 산업 발전과 함께 간과 하지 말아야 할 주요한 사항들에 대해 그가 심도 깊은 사색을 해오고 있음을 느낄수 있었다. 정 총장의 미래의 아름다운 가치를 바라보는 심미안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함께 관심을 기울여 각자의 삶에도 적용해 나가면 좋을것으로 생각된다.
만난사람 발행인 아이린 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사람 중심'의 고려 대학교

정진택 교수가 총장후보로서 내걸었던 슬로건이며 앞으로 펼쳐질 고려대 미래상의 기본 철학이다. 정 총장은 창의적 혁명을 선도하는 '창의고대', 구성원 서로를 존중하는 '사람고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미네소타 대학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고려대에서 교수로26년째 봉직하고 있다. 모교이자 오랜 기간 함께한 학교에서 총장이라는 중대한 책임을 맡게 돼 영광스럽고도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고려대를 새로운 시대적 사명을 수행하는 자랑스러운 대학으로 만드는 것에 모든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한다.

1905년에 설립된 고려대의 건학이념은 교육구국이었다. 나라을 빼앗기는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개교한 이후 저항 정신을 바탕으로 시대적 사명을 성실히 수행해 빼앗긴 국권을 되찾을 때도, 반세기만에 민주화와 산업화를 달성한 보기 드문 나라가 되는 데도 언제나 고대생들이 앞장섰었고 이 정신을 계승해나가야 한다.

'새로운 가치'에 대한 생각은 각자 달리 해석해 도약 발전시킬수 있다. 사회봉사일 수도 있고, 신기술 개발일 수도 있으며, 개인과 사회에 바람직한 사명들을 잘 감당해 낼수 있도록 학내 구성원 모두가 자신에 잘 맞는 시대적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를 이뤄나갈수 있도록 고려대에서 최선을 다해 돕고 싶다.

'사람 중심의 고려대'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좋은 학생을 잘 가르쳐 사회가 필요로 하는 훌륭한 인재로 키워내는 것, 둘째는 학내 구성원 한명 한명을 귀히 여겨야 한다는 뜻이다. 학교내의 모든 구성원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신뢰하는 문화를 확산해야 한다. 귀한 대접을 받은 구성원들은 학교를 위해 스스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할 것 이며, 대학에 더욱 애정이 깊어지게 되어 지속적인 조력자가 될것으로 믿는다.

창의적 미래 인재 상

과거 급격한 성장을 위해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통일된 생각과 행동이 필요했었다. 해서 큰 실적을 이루었다. 그런데 앞으로의 세대는 다양성이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될것이라 생각된다. 자기 전공 분야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생각과 다각도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당연한 것이며, 서로 귀기울여 포용해야 더욱 창의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최근 학내에서 다양성위원회 설립이 승인되었는데, 다양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과 능력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그 본연의 의미를 찾아내도록 큰 일조를 할것으로 생각한다.

'창의'는 새롭게 창조해내는 것 만이 아니고,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에 본인과 다른이의 아이디어와 능력을 함께 적용해 나가는 것이기도 하다. 결국 '창의적 미래인재'는 모든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를 융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더불어 새로운 영역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나도 할 수 있다는 캔두(Can Do) 정신이 있어야 한다. 다른 이들이 다가가지 않은 영역에 도전해 나가는것이 '창의적 미래인재'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고대 최초 공과대 출신 총장으로서 이공계 발전의 비전

공과대 출신이라 해서 이공계만에 관심을 기울이는 총장이 되고 싶진 않다. 현 사회가 직면한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경쟁력은 융합이라 생각한다. 기술이 선도해가는 사회가 되고 있지만, 인문학과 사회과 학도 함께 힘을 합쳐야 경쟁력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2000년생을 이해하지 못하면 시대에 뒤떨어진다. 즉, '밀레니엄 세대'의 특성에 맞는 교육이 아니라면 무의미 하다. 인공지능(AI), 로봇, 생명과학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이 벌어지고 있는 시대에 생산자이자 소비자인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에 맞추는 건 불가능하다고 한다.

밀레니엄 세대는 사회조직보다는 본인 자신에게 충성하고 '워라밸 (Work &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한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의사 표현이 분명하고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매우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이런 세대를 교육해야 하는데 기존 교육체계가 맞는지, 교육기법이 적절한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의 특성에 맞춰 교육하지 않으면 '비싼 등록금 냈는데 배울 게 없다'는 평가를 받게 될 것이고, 그 결과 대학이 적절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게 되는것이고,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세대차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시대가 바뀐 것이다. 그들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4차 산업혁명에 맞게 교육해야 한다.
학생들이 학문의 경계를 뛰어넘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다양한 교양과목을 만들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추어 전공간의 호환과 융합에 시너지 효과를 기할수 있도록 노력할것이고 세계적인 시각을 넓힐 수 있도록 학생들의 기업체 인턴경험을 가능한 해외에서 할 수 있도록 도울것이다.

전공 간의 융합의 대표적 노력의 일환으로 국내 최초로 문과대에 속한 심리학과를 AI, 뇌과학 분야와 융합해 심리학부로 분리, 독립시킬 계획이다. 2021학년도부터 심리학부 신입생을 뽑을 것이다. 그 학생들은 AI, 뇌과학뿐 아니라 인문학, 사회과학, 공학, 의학 등 모든 분야와의 융합 연구에 최적화된 교과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기존 학문체계 중심이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 중심의 맞춤형 교육이 될 것이다. 융·복합적 인재,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는 롤모델이 될 것이다.

대학의 도약과 발전을 위한 5가지 주요 방안

첫째 '창의'

대학은 시대를 선도하는 학문적 가치와 인류를 위한 사회적 가치를 세우는 곳이다. 새로운 가치는 창의(創意)에서 나온다. 우리 대학들은 스스로 새로운 가치와 기법을 개발하기 보다는 선진 학문을 받아 들이는 데에 급급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늦게 시작한 후발 주자로써 앞서가는 문물을 모방하고 수정 개량하는 것만도 급했었다. 하지만 이제 추종형 모델로서는 성장하는 데에 한계가 있음을 절감한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로의 전환을 가장 먼저 제기한 클라우스 슈밥은 오로지 1등만 살아남는 세상이 오고 있다고 예언하고 있다.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이론과 원리를 앞장서 개발해내야만 생존할 수 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이 대학 문화를 창의적으로 환골탈태시키는 것이다. 교과과정, 강의, 연구, 학사 행정등 모든 분야에서 창의적 혁명을 이뤄야 한다.

둘째, '융합'

문과와 이과를 나누어 분립해 공존하는 편협한 자세로는 초 연결사회에서 새로운 가치창출이 어렵다. 인공지능과 빅 데이터 그리고 로봇 등의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여러 학문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 될 때에야 그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다. 이중전공과 융합전공을 활성화하고 전공을 넘나드는 다양한 교육과 입체적 연구 환경을 조성해 다 학제 간 융합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소통의 채널을 마련하고, 사회적 니즈를 해결하는 실용적 연구에 더욱더 매진 해야 한다.

셋째, '도덕적 인간'

고려대학교에는 공선사후(公先私後)의 정신이 면면히 흐르고 있다. 사사로운 이익보다 공익을 더 앞세우는 이 공선사후는 영원한 스승인 인촌 선생의 가르침이자 한국판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뿌리이기도 하다.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는 '의무론'에서 "남을 돕는 것이 정의의 시작"이라고 갈파했는데 로마가 천년이상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이 바로 이 처럼 도덕적 인간을 많이 배출한 데에 있다고 믿는다. 사회 공헌 교육과 체험을 통해 나눔과 봉사라는 가치가 학생들 가슴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 기계 문명의 일탈방지와 선한 사용을 위해서도 도덕적 인재의 양성은 우리 인류가 당면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넷째, '국제화'

대학의 국제화는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세계인들이 찾아오고, 우리 학생들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다드를 갖춘 대학으로 거듭나야 한다. 또한 매일 매일 생산되는 유의미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여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이 가능하도록 ICT 환경의 캠퍼스를 구축해야 한다.

다섯째, '사람 중심'

효율과 능률을 앞세우는 현대사회에서는 목적이 되어야 할 사람이 오히려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 우리가 하는 일이나 조직의 최종적인 목표는 결국 사람을 위한 것임을 명심해야한다. 대학에 참으로 많은 인재들이 있는데, 구성원 모두의 아이디어와 지식이 마음껏 발현되고 구성원 모두의 가치가 아낌없이 발휘 될 수 있도록 한 사람 한사람의 개성과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 또 그 성과가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사람중심의 행정과 사람중심의 열린 소통으로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정 진택 총장 주요 약력
△ 고려대 기계공학과 졸업 (공대 수석졸업)
△ 미국 미네소타대학 박사(기계공학)
△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
△ 고려대 대외 협력처장, 공과대 학장, 테크노콤플렉스 원장, 기술 경영 전문대학원장
△ 한국유체기계학회장(2017년)
△ 고려대학교 20대 총장(201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