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선과 감상하는 세계 명작 시

사랑의 편지
- D.로세티

몸을 기울여 그의 마음 너에게 쏟을 제
그 손에서 더워지고
그 머리 그늘은 아른거려
너 하얀 바탕에 흐르는 검은 잉크와 함께
그이 애달픈 가슴의 고동이 흘렀으리.

그의 입김마저 아는
너 하늘거리는 글월이여.
사랑에 화답해 부르는
음악과도 같이
그의 입술과 그의 눈이
한데 합한 마음을 오 너
소리 없는 곡조로 나에게 들려 다오.

나는 황홀히 바랐노라.
즐거이 생각에 잠겨
이 값진 종이 그 가슴에 대고
그 가슴의 비밀을
그 가슴으로 숨김없이 쏟아놀 제.

아, 또 갑자기 쳐든 눈초리에
그의 영혼이 내 영혼과 합하여
마디마디 하소연이
그의 사랑을 더욱 빛나게 할 제.

나 죽거든, 사랑하는 이여
- D.로세티

나 죽거든, 사랑하는 이여
나를 위해 슬픈 노래 부르지 마세요.
머리맡에 장미꽃 심지 말고
그늘 짓는 사이프러스도 심지 마세요.
비 맞고 이슬 흠뻑 젖는
푸른 풀만이 자라게 해 주세요.
또한 당신이 원한다면 나를 생각해 주세요.
아니 잊으시려거든 잊어 주세요.
저는 나무 그늘을 보지 못할 거예요.
비 내리는 것도 모를 거예요.
나이팅게일의 구슬픈 노래도
저는 듣지 못할 거예요.
온갖 것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어둠 속에서 누워 꿈꾸면서
저는 당신을 생각할 거예요.
아니 어쩌면 잊을지도 몰라요.


단테 로제티
(Dante Gabriel Rossetti, 1828.5.12 ~ 1882.4.9) 영국의 화가.
시인이기도 한 그는 이탈리아의 대시인 단테에게 한없는 동경을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로세티는 어릴 때부터 단테의 시를 탐독하고 있었다. 처음은 그다지 연령의 차이가 없는 포드 매독스 브라운의 그림에 마음이 끌렸는데, 다음 윌리엄 홀먼 헌트의 작품에 감명을 받아 친구가 되고, 계속해서 밀레와 결합되었다. 이 세 사람은 라파엘 전파 운동을 일으켰다. 1850년 시달과 결혼, 겨우 2년 만에 부인이 결핵으로 죽은 후 부인의 모습은 로세티의 작품에 언제나 여성의 이상상(理想像)으로서 애수적이고도 감미롭게 그려지고 있다.

크리스티나 로제티
(Christina Georgina Rossetti, 1830.12.5 ~ 1894.12.29)
19세기 영국의 가장 중요한 여류시인중에 한 사람
시인, 예술가, 비평가 가족의 막내로서 일곱 살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 사춘기 동안에는 자주 아팠다. 그녀의 오빠 단테가 그린 다소 관념적인 스케치로 판단해보면 크리스티나는 아름답지는 않지만 청소년들 처럼 아주 매력적으로 보인다그녀는 열여덟 살에 《아테나이움》에 첫 시를 발표했으며 라파엘전파의 단명한 문예잡지 《싹》 (The Germ)에 여러 편을 기고하였다. 그녀의 처녀시집 《도깨비 시장과 기타 시들》(Goblin Market and Other Poems)이 출판된 것은 1862년, 서른한 살 때였다.

신예선글
4월은 두편의 시로 내 글을 대신합니다. <엘리엇>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습니다. 죽은 땅에서 라일락이 자라고 잠든 뿌리는 봄비로 깨어난다는 그시 <황무지>.나는 이 4월에 아름답고 아름다운 두 편의 시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Dante Gabriel Rossetti의 시와 그의 여동생 Christina Georgina Rossetti의 시. 독자들의 가슴에 봄비로 촉촉이 젖어들었으면 합니다. 라일락이 자라고 뿌리가 깨어 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