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새해에는 아름답게 늙어가게 해주세요

나이 숫자가 곧 그 사람의 흘러가는 세월의 스피드라고 했나? 왜 이리 세월이 빨리 지나가는지 21세기에 들어선지도 벌써 19년이나 되었다. 살아온 날 보다는 살아갈 날이 점점 더 짧아지면서 노년을 어떻게 보내야 잘 살았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까를 누구나 다 고민하게 된다. 요즘은 안티에이징(Anti-Aging)이라는 말을 의학계뿐만 아니라 미용업계, 식품업계 등에서도 광고용 홍보문구로 무분별하게 사용한다. 그만큼 늙기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나이먹어 보이는 것도 용서가 되지 않나보다.

젊어지려고, 아니 젊게 보이려고 엄청난 돈과 노력을 쏟아부어서 그런지 요즘 처음 만나는 사람들의 나이를 도저히 가늠할 수가 없다. 나이를 물어보는 것도 실례지만 "제 나이가 얼마나 되어보이냐?"고 물어보는 상대방에게 사실대로 말하면 분명히 서운해한다. 예상보다 최소 5살이나 10살 정도는 내려서 대답하는 것이 예의가 되어 버렸다. 모두 다 젊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 나쁠것은 없지만, 외모가 젊어 보이는 것만큼 그 사람 내면의 나이도 먹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나이에 걸맞는 연륜과 인격을 갖춰야 함에도, 오히려 점점 더 어린애처럼 고집과 몰상식으로 주위사람들을 피곤하게 하는 어.른.아.이.들이 많다.

옛말처럼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사회진리가, 이제는 '나이를 먹을수록 떼를 써야 인정해준다' 는 식으로 변한 것 같다. 젊은사람들 한테 외면받는다는 소외감 때문인지 감정을 바로 표출하고 자신만의 고집을 절대 꺾지 않는다. 심지어 정치문제나 사회적 이슈를 보는 시각차이로 자녀들과도 대화가 단절되어 외롭게 살아가는 노인층들이 의외로 많다. 한 사회학자는 '사회적인 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간의 평균수명만 늘어나는 것은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오늘날 선진국들은 늘어나는 노년층 인구들 때문에 사회적 고민을 심각하게 하고있은지 이미 오래되었다. 오래사는 것보다 인간다운 삶이 우선되야 하기 때문이다.

흔히들 이 시대에는 본받을 만한 어른들이 없다고 말들을 한다. 본인이 본받을 만한 어른이 되기위해 인격을 수양하고 행실을 바르게 하면 주위사람들이 본받을텐데 말이다. 나이는 벼슬도 아니고 그렇다고 남들에게 흉도 되지 않는다. 꼭 성공한 삶을 살지 않았어도 후손들에게 자신의 시행착오까지 고백하며 들려주는, 상대가 나이가 어리더라도 인격적으로 대해주고 이해해주는, 죽는날까지 계속해서 배우는 자세로 교양을 넓혀가는, 그런 심신이 건강한 노인이 되고싶다.
책상앞에 이 글귀를 써서 붙여본다.

'새해에는 아름답게 늙어가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