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연의 그림과 함께하는 수필 - 나비효과

아주 작고 갸날픈 나비의 날개짓이 파장을 일으키며 퍼져나가면, 먼 곳의 어느 곳에서는 폭풍우 같은 커다란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한다. 무심결의 작은 일들이 서로에게 원인과 결과가 되어 나중에는 아주 큰 일이 될 수 있으며, 사소한 사건 하나가 알 수 없는 미래에 상상도 못 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하고있는 작은 일이 어쩌면 시공간을 가로질러 멋지고 훌륭하며 아주 대단한 일이 될 수도 있다니 상상만 해도 신이 난다.

6월의 마지막 일요일 오후, 날씨는 한여름을 맞을 준비로 뜨거웠고, 도로 위의 차들은 축제마냥 온통 밖으로 나온 듯 거리를 가득 메웠으며, 차 속의 우리는 한껏 들떠있었다. 1년에 한 번, 책 읽는 것과 글 쓰는 것을 사랑하며 삶 속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2박 3일 집을 떠나 스승을 모시고 온밤을 새우며 토론하는 날들이 있다. 열정 속 이야기들을 쏟아내며 소박하나마 살아가는 이유와 목적의 재정비를 끝내고, 마지막 날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그 며칠을 함께 보낸 우리는 표현할 수 없는 감사와 사랑을 느낀 체, 넘치는 감정으로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마음들이었다. 비록 길 가득 막혀있는 다리 위 요금소의 지독한 혼잡함 속에 있었지만, 선선히 차선을 양보한 뒷 차에게 감사하기로 하였다. 우리의 커피값 대신, 통행료를 대신 내어주기로 순식간에 결정하고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내민 요금소 앞에서의 미소는, 6월의 더위보다 더 뜨겁고 아름다웠다. 짧은 순간을 끝으로 넓어지는 도로 밖으로 나온 우리를 향해, 뒤따라 달려온 차 속의 남자는 온몸으로 온손으로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소리치며 손짓하며 얼굴 가득 행복과 감사로 웃고 있었다. 비록 순간으로 스쳐 지나갔지만 차 속의 우린 더 많은 행복과 감사를 받았으며 그때 알았었다 . 어쩌면 이 작은 베푸는 스침이, 나에게서 다른 이에게로 그리고 또 더 많은이에게로 더 멀리 퍼져 훨훨 날아가게 될 거라고.

결코 작은 일이라는 것은 없다. 기쁨도 사랑도 행복도 다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고 상처도 원망도 미움도 아주 하잖은 것에 매달리며 기억하는 것이다. 어떤 하나의 원인이 다른 결과를 초래하는 간단한 원리이지만, 나비의 날갯짓 같이 사각거리듯 작은 선한 일들은 언제 어딘가에서 더 큰 감사로, 보이지 않는 시공간을 넘어 누군가에게 아주 소중한 일이 될 거라 믿으련다. 그 믿음으로 오늘 하루의 작은 일에도 마음을 담고 행동하며 살다 보면, 문득 내가 한 작은 선한 일들이 언젠가는 멋지고 신기하며 상상할 수 없는 일들로 만들어져, 나비처럼 훨훨 날아 나에게로 되돌아올지도 모르니까.

김해연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월간 한국수필 2009년 제178회 신인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