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최의 행복한 쉼터 - ENTER

유독 신앙심이 투철한 친구가 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신년초가 되면 어김없이 신(神)을 바꾼다. 매번 상당한 금액을 지불하면서까지 용하디 용하다는 점집을 찾아 다닌다. 하지만 단 한번도 속 시원한 답변을 들어보지 못하고 오히려 혹부리 영감처럼 커다란 근심 덩어리를 매달고 돌아오곤 한다. 그리고는 가정에 악운이 끼었다는 점술인의 말을 곱씹으며 새로운 한 해를 힘겹게 걸어간다. 그런 그녀의 고운 얼굴은 일년 내내 벌레를 씹고 있는 것 같은 표정을 벗어나지 못한다.

나도 한때는 인생이 영화처럼 예고편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재빨리 마음을 바꾸었다. 막상 그렇게 된다면 예정된 인생에 꼼짝없이 질질 끌려 다니는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녀가 훌륭한 남편과 똑똑한 아이들, 넉넉한 재정과 멋진 미모까지 갖췄지만 왜 그토록 미친 듯이 점을 치러 다니는지 잠시 생각해 봤다. 단정하건대 마음이 온통 허해서 그렇다. 심리 상태가 뒤죽박죽인 그녀의 내면엔 왜 사는지에 대한 분명한 의식이 없기에 상황에 따라 자기가 믿었던 믿음까지도 홀드하고 본인의 입맛에 따라 다른 신을 골라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내면이 정돈 되지 않은 사람들을 끌어 당기고 있는 무당과 역술 인이2016년 언론 자료에 의하면10년 만에 2배로 증가, 무려 100만 시대에 돌입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2012년부터 대한 경신 연합회는 ' 무속심리상담사 자격시험'을 시행했다고 하니 나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안타깝기 그지 없다. 귀신을 섬겨서 길흉을 점치고 그 결과에 따라 예언과 질병을 치유하는 것으로 굿판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 요즘 세태로 젊은 취업준비생, 주부, 정치인, 공무원이 다수란다.

2018년 새해가 밝았다. 매 해 그랬던 것처럼 '대박 터지는 꿈'은 이제는 접었으면 좋겠다. 이미 받은 복을 헤아려 복을 나눠 주기에 동분서주 했으면 한다. 만사형통도 그리고 어떤 요행도 기대하지 말고 그저 정직하고 밝은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감사하며 살아보기로 하자.

뛰고 달리는 우리 앞길에 예기치 않은 빨간 신호등이 켜졌을 때는 지혜로움과 인내로 다음 신호등을 기다리고 초록 불이 들어왔을 때는 전투자세를 갖추고 용수철처럼 앞으로 돌진하자. 그리고 노란 신호등 앞에 섰을 때는 급한 마음을 접고 겸허하게 자기를 성찰해 보는 시간을 갖자. 그리고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착각하고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어찌 귀하고 귀한 자신의 인생항로를 고작 잡신이 일러주는 사주풀이와 점으로서 결정 하는가 말이다. 바라건대 당장의 해 갈음에 속아 가짜 모조품의 기쁨에 사기 당하지 않길 바란다. 담배 맛을 아는 사람은 결코 니코틴을 끊을 수 없는 것처럼 아예 처음부터 그 일은 붙잡지도 말고 맛보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아야 한다. 컴퓨터에는 ENTER 키가 있다.

2018년을 맞이하여 쓸데 없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기를 결단했다면 지금 당장 마음의 ENTER 키를 힘차게 누르자. 엔터를 치는 순간 당신이 선물로 받은 새로운 365일은 상황에 상관없이 화이팅 이며 내면 세계는 잘 정돈된 행복과 기쁨이 넘쳐 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