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틀랜드에서 시작한 소박한 트랜드, ‘킨포크 라이프’ 가 뜬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끊임없이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한다고 배웠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사업을 생각하게 되고, 사업을 하면서도 은퇴 이후를 고민하며, 하루종일 일에 치여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계속해서 무언가를 배우고, 완벽한 사람이 되기 위해 뒤쳐지지 않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계속 다그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바쁘기만한 일상 속에서 분명 우리는 삶의 소중한 시간을 놓치고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철없던 어린시절, 열정이 넘치던 청춘의 시기, 부모가되고, 나이가 들어 가면서 우린 그 시절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시선을 얼마나 기억하고 살고 있을까?

나중으로 미뤄놓을 수록 오히려 점점 멀어지는 각각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순간들에 대한 아쉬움을 찾고자 급변하는 현대를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킨포크 문화가 번져나가고 있다.

2016년, 올 한해가 우리에게 또 얼마나 많은 바쁨을 가져다 줄 지 모르지만, 킨포크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새해를 맞이하는 지금 함께 나눠보며 새로운 2016년은 바쁜 일상속에서도 잠시의 여유를 곁들여 삶의 본질을 생각하고, 내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주변 사람들과 아름다운 시간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킨포크 (Kinfolk)'

가까운 이웃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 킨포크는 지금 새로운 라이프 트렌드로 급부상 중이다. 킨포크는 2011년 미국의 포트랜드에서 시작되었다. 포틀랜드에 살고 있는 네이선 윌리엄스와 케이티 설 윌리엄스 부부가 동네 이웃, 친구들과의 소소한 일상을 블로그에 감각적이고 친근하게 담아내기 시작했고 이 블로그를 통해 작가, 농부, 사진작가, 요리사, 플로리스트 등 주변의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게 되었다. 이들의 모임은 점점 예술적인 감각과 더불어 새로운 생활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며, 결국 계간지를 출간하게 되었고, 3년만에 세계 각국으로 번역되며 발행 부수 만 7만부를 기록하며 전 세계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얻고 있다.

'킨포크 라이프' 는 특별한 방식이나 방법, 변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킨포크족이 추구하는 것은 우리 삶의 외형적 조건들이 아니라, 가까운 주변 이웃이나 친구들과 잠깐의 시간이라도 함께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어느 누구는 패스트푸드가 아닌 신선한 유기농 재료들을 만든 요리를 하고, 함께 나눠먹는 것이 킨포크라 하고, 누구는 외식에 길들여진 생활습관을 바꿔, 집에서 밥을 해먹고, 집에서 파티를 즐기는 것을 킨포크라고 한다. 누군가는 함께 모여 생활에 필요한 작은 소품들을 만드는 것도 킨포크라 하고 누군가는 함께 모여 정원을 가꾸고, 반려동물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킨포크라 부른다.
꼭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의 귀농생활을 해야하고, 몸에 좋다고 하는 유기농 제품들을 찾아다니며 식사를 하지 않더라도, 나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과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함께 하는 순간들을 즐길 수 있는 마음만 있다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킨포크 라이프' 를 즐길 수 있다.

소소한 일상들을 나누는 시간 속에서 찾게 되는 행복. 빠른 소통에 익숙함을 내려 놓고, 느리게 살아가는 삶 속에서 깨닫고 느끼게 되는 많은 것 들을 받아 들이는 것. 빠름에서 느림으로, 홀로에서 함께로 복잡함에서 단순함으로 '킨포크' 가 추구하는 라이프는 너무 빠른 삶의 속도에 지친 우리들에게 쉬어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나홀로족' 이 늘어가는 지금 세대들에게는 자유로운 삶속에서도 외롭지 않은 시간을 만들어가는 법을 가르쳐주고, 돈이 많지 않아도 평범함에 특별한 가치를 두는 일에 대한 소중함도 배워가게 한다.

요즘 TV 프로그램 중 '삼시세끼' 나 '인간의 조건' 등을 보면 우리가 현대적 편리함과 첨단화 된 삶의 도구들 속에서도 친환경적인 삶의 모습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화려하고 특별하지 않아도, 있는 재료로 음식을 하고, 가까운 사람들과 맛있는 밥한끼를 나누며 소소한 시간들을 만들고, 그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 오래전 고구마, 감자 하나도 이웃과 나누어 먹으며 이웃집에 숟가락이 몇개 있는지까지 알고 지내던 우리의 옛 사람들의 문화까지도 모두가 '킨포크 라이프' 라 얘기할 수 있는 것이다.

[ 일상에서 킨포크 라이프를 즐기는 방법 ]

바쁜 일상과 느린 휴식 사이에서 균형을 취하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집에서 즐기는 주말 브런치 늦게 일어난 아침, 식구들과 여유있게 브런치를 만들어본다. 과일과 빵, 치즈와 햄, 스크램블 등 식구들이 좋아하는 재료들을 조금씩 내어 브런치를 집에서 즐기며 여유있게 주말을 시작해본다.
조금 더 킨포크 스타일을 적용시키고 싶다면, 신선한 과일이나 야채들을 곁들여서 기름진 가공식의 무거움을 가볍게 해주고, 건강한 식탁 느낌을 살려주는 것도 좋다. 또, 브런치 재료들을 큰 접시에 담아 서로 원하는 토핑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때 큰 접시 하나는 나무 도마나, 나무 접시를 이용해본다. 집에 나무로 된 식기들을 몇가지만 구비해도 식탁에 앉아 식구들과 함께 하는 식사가 조금 더 여유롭게 느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서양식보다 한국식을 좋아한다면, 눌은밥 식탁으로 브런치 테이블을 만들어보자.

따뜻한 눌은밥을 나무 그릇에 담아내고, 계란말이와, 시원한 콩나물 또는 시금치 국을 곁들인다. 동치미 무를 채썰어 고춧가루 색을 살짝 입혀 내어도, 브런치 식탁에 너무 맵지 않고, 잘 어울리는 반찬이 될 수 있다.

나무 접시하나, 천 한조각이 테이블에서 주는 느낌만으로도 친환경적 밥상을 차리는데 부족함이 없다.

Tip - 많은 주부들이 즐겨찾는 Target, Marshalls, TJ Maxx 에 가면, 나무 그릇과 친환경 느낌의 식탁보등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신선한 식재료를 통한 건강한 식탁 "Farmers Market"

미국에서 살면서 집 근처 농산물 직거래 시장이 있다는 것은 굉장히 즐거운일이다.

미국인들의 파머스 마켓의 발전은 급속도로 진행되어 현재 전국에 9000여개의 파머스 마켓이 열리고 있다.
파머스 마켓은 2곳 이상의 농가가 함께 모여 소비자에게 농산물을 직접 판매하는 시장을 말한다. 말 그대로 농산물 직거래 장터, 과거 파머스마켓은 주로 교외 지역의 도로변에서 열렸었다. 차를 타고 오가면서 구매하는 사람들이 주 고객층이었다면, 지금은 각 도시마다 도시 한복판에 파머스 마켓을 열어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게 하고 있으며, 주1회 열리던 파머스 마켓도 주2회로 늘고 있는 추세다.
이전보다 취급하는 농산물도 더 다양해졌고, 제철 야채와 제철 과일의 종류들도 많아졌다. 무엇보다 신선한고 안전한 농산물을 살수 있다는 것이 그 매력, 저렴한 가격은 덤이다.
한국처럼 농부들과 가격흥정도 가능하고, 이것저것 시식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깨끗하고 예쁜 포장들로 진열되어 있진 않지만, 소박하고 정성스러운 먹거리들이 가득해서 가족, 친구들과 건강한 음식 재료들을 사는 재미를 갖는 것도, 건강한 식탁을 위한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Tip -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파머스 마켓에 대한 정보는, Yelp 나 Google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열리는 요일과 시간이 곳곳마다 다르니 미리 확인해보고 가도록 한다.

이웃과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

요즘 미국에서는 '소셜 다이닝(Social dining)' 이 많아졌다. 1인 가구 비율이 높아지면서,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주변의 지인뿐 아니라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으며 즐거움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SNS 를 통해 함께 저녁 먹을 사람을 찾으면서 시작된 모임이며, 이런 모임이 확대되면서 소셜 다이닝 전문 사이트들도 생겨났다. 모르는 사람과의 식사가 어색할 수 있지만, 같은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끼리라면 서로의 생각과 일상을 나누는 일이 어색하게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에게 인터넷을 통한 낯선이와의 식사가 쉬운일만은 아닐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이웃이 되는 것이 킨포크 라이프를 즐기는 모토다.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 라는 속담처럼, 주변의 가까운 이웃이나 지인들을 초대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어보자. 손님을 초대하면 한상 가득 차리고, 음식을 대접하던 우리 문화 때문에 좀처럼 손님 초대에 대한 생각이 쉽지 않았지만, 킨포크 스타일은 간단한 다과와 차 한잔으로 충분하다. 특별한 날엔 우리들의 추억속 어린시절 음식을 통해 대화의 분위기를 이끌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내가 먼저 베푸는 친절한 마음이 좋은 이웃을 만들 수 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자.

내가 지금 이 순간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가장 먹고 싶고,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남편과 아버지로 살아가는 일은 내가 하고싶은 것들에 대한 생각을 뒤로 미루는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킨포크 라이프' 라는 것은 무엇보다 내 삶의 주체인 나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
요즘은 혼자 있는 시간을 불안해 하거나 잠깐의 외로움도 견디지 못해 스마트 폰이라도 들고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혼자가 되는 시간을 만들어보길 추천한다.

하루 언제라도 잠시 휴대전화나 모든 전자기기를 꺼두고, 차를 마시거나 산책을 하고, 공원 벤치에 앉아 잠시 쉬는 시간을 갖는 것은 나를 얽매이게 했던 많은 일들에서 해방되어 나의 내면을 강하게 만들고 행복하게 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