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 Happy Halloween!
가을의 정취가 깊게 느껴지는 10월은 서구문화권에서 큰 명절 중 하나인 핼러윈데이가 있는 달입니다. 한두 달 전부터도 이곳저곳에서 호박 등의 관련 장식물과 식재료를 파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핼러윈의 상징과도 같은 ‘Pumpkin spice’일 것입니다. 이는 계피, 육두구, 정향, 생강 등으로 이루어진 향신료인데, 실제로 호박이 들어가지는 않지만 예로부터 펌킨 파이 등의 호박 관련 레시피와 조합이 좋아 함께 자주 쓰이며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맛으로 뿐만 아니라 약효로서의 조합도 좋은 편입니다. 먼저 각 재료별로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계피는 한약재의 육계와 비슷한 재료입니다. 같은 나무의 같은 껍질부위를 사용하는데 계피는 주로 약 4-5년 정도 된 어린 나무에서 채취하고, 육계는 10년 이상 자란 나무에서 채취한다는 정도의 차이만 있습니다. 육계는 성질이 뜨겁고 맛은 맵고 달며 향이 강해서 특히 소화기 계를 따뜻하게 데워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육두구는 주로 열대지방에서 자라서 약성이 따뜻하고 매우며 향이 강한 편입니다. 역시 몸을 따뜻하게 데우고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며 소화를 돕습니다. 또한 속이 차서 설사를 하는 데 쓰이기도 합니다. 정향은 못(丁못 정)을 닮은 생김새와 특유의 향 때문에 붙은 이름입니다. 소화제로 유명한 까스활명수의 주재료 중 하나로 그 독특한 맛을 내는 데 한 몫을 하기도 합니다. 이 또한 따뜻한 성질과 매운 맛을 지녀 속이 자주 차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경우에 도움을 줍니다.
생강은 성질이 약간 따뜻한 편이며 맛은 매워서 감기기운을 흩어주거나 가래를 삭이고 속을 데워 구토를 멎게하는 등의 효능이 있습니다. 위의 약재들은 공통적으로 향신료로 쓰일 만큼 고유의 향이 강하며 따뜻한 성질을 가집니다. 함께 쓰이면 속을 따뜻하게 데워 소화를 돕고 또한 감기의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평소보다 열량이 높은 음식을 더 많이 먹게되는 명절인데다 환절기를 막 지나 서늘한 절기적 특성까지 더해진 핼러윈데이에 매우 적절한 음식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모두들 따뜻한 펌킨 스파이스 라떼 한 잔과 함께 행복한 할러윈, 포근한 10월 되시길 바랍니다.
예일한의원 이윤선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