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 참된 건강은 예방으로부터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방을 하는 것은 한의학에서 재차 강조하는 중요한 덕목이자 양방의학에 반해 갖는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이는 '치미병(治未病); 아직 병이 되지 않은 것을 치료함'이라는 문구로 여러 한의학 관련 문헌에 등장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한의학의 바이블과도 같은 <황제내경>에서 언급되는 치미병의 의미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아직 질병이 발생하지 않은 건강한 몸상태를 양생법에 따라 관리 및 유지하며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양생의 중요성이 강조됩니다. 양생의 핵심은, 면역력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정기(正氣)'를 보전하고, 우리가 생명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가장 근원적 물질인 '정(精)'을 길러 몸을 강건하게 유지하는 데 있습니다. 양생은 크게 육신과 정신의 수양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특히 육신을 수양할 때에는 운동, 식이조절, 규칙적인 생활, 적절한 활동과 휴식을 취하는 것 외에도 직접적인 한의치료법인 침치료와 한약치료의 도움을 크게 받을 수 있습니다. 둘째는 사기(邪氣)가 이미 체내에 침입했으나 아직 질병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일 때 더이상 질병으로 발전되지 않도록 막는 경우입니다. 어떤 질병의 전조증상이 나타났을 때, 혹은 별다른 증상이 없을지라도 혀와 맥의 상태 등을 보아 미묘하게 건강에서 벗어난 것을 감지해 치료하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몸이 허한 상태에서 찬바람을 맞으면 귀 뒤나 한 쪽 얼굴에서 뻣뻣한 느낌이 들거나 목 뒷줄기에서 으슬으슬하고 추운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이는 중풍의 전조증상 또는 기타 다른 질병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는 증상이므로 더 진행되기 전에 반드시 치료를 해야합니다.

마지막은 사기(邪氣)가 체내에 침입해 질병이 생긴 후 그 병이 발전해서 다른 장부로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한의학적으로 서로 쉽게 병이 전이되는 장부들이 있는데, 간(肝)과 비위(脾胃)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간에 이미 사기가 들어 병이 생겼으나 아직 비나 위로는 전이가 되지 않은 경우, 단지 간의 사기만을 제거하기보다는 비와 위를 함께 보해주는 처방약을 써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치미병'의 지혜를 통해 모두들 어렵지 않게 건강을 챙기실 수 있길 바랍니다.

예일한의원 이윤선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