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아스펜 숲으로~~

Los Angeles에서 북쪽으로 395번 길을 달리는 것은 가을을 맞으러 가는 길이다. 사방이 넓게 뚫린 모하비 사막을 달리다 보면 도시에서 느껴지는 것보다 훨씬 더 진한 가을의 맛을 느끼게 된다. 잘 정돈된 길을 달려 인요 카운티쯤에 이르면 사방에 세이지 브러쉬 노란 꽃이 만발 해 있고 왼쪽으로는 장엄하게 펼쳐진 화강암 산맥인 시에라네바다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는 평원에 이른다. 길게 이어지는 산맥을 따라 펼쳐진 대 평원엔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많은 수의 검은 소떼들을 만나게도 된다. Los Angeles에서 약 200마일지점에 론 파인(Lone Pine)이라는 작은 도시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은 바로 미국 본토에서 가장 높은 산인 휘트니 마운틴(Mt.Whitney)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높이가 14.494 피트의 이 거대한 화강암의 봉우리는 들어가는 입구인 알라바마 힐의 마술같이 서 있는 바위군과 조화를 이루며 미국 서부의 장엄한 산세를 가장 멋지게 표현을 해 주고 있다.

론 파인에서 북쪽으로 약 한 시간(58마일)을 더 달려가면 비숍(Bishop)이라는 아름다운 마을이 나타난다. 캘리포니아의 가을을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게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비숍의 아스펜 숲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곳 비숍에서 168번 도로로 들어가면 여러 개의 호수를 만나게 된다. 이중에 사우스 레이크(Lake South), 노스 레이크(Lake North), 사브리나 레이크( Lake Sabrina)가 있다.

LAKE SOUTH 사우스 레이크

만년설을이고 있는 일만 피트가 넘는 화강암 봉우리에 숨어 있는 9,500 피트의 높이에 위치한 이 아름다운 호수는 말 그대로 그림 같은 절경이다. 마치 파랑물감을 진하게 풀어 놓은 듯 보석 같은 파란 호수가 샛노란 아스펜 잎 사이로 보이게 되고 수면 가까이로 이어지는 숲속의 작은 오솔길을 걸어 물가로 내려갈 수도 있다. 수면 가까이에 서면 잔잔한 호수에 하얀 작은 배들이 송어 낚시를 하는 풍경을 가까이에서 볼 수가 있다. 이곳은 고도가 높은 위치에 있는 호수여서 9월 하순경이면 눈이 내리기 시작을 하고 다른 어느 곳보다 아스펜 단풍이 먼저 물들고 따라서 먼저 겨울이 되어 10월 중순경에는 낙엽이 다 떨어지고 이미 겨울철로 접어들게 된다. 호수로 이어지는 길은 작은 강물을 끼고 양쪽으로 표현하기가 벅찰 만큼의 팔랑거리는 아스펜의 터널을 지나게 되는데 만년설이 녹아 흐르는 작은 강물에서 작은 낚싯대로 이곳의 단연 명물인 송어낚시를 즐길 수가 있다. 들어가는 입구 중간지점에 단 한 개의 미국식 식당이 있다. 눈앞엔 준봉을 가득 채우는 화려한 색의 단풍이 펼쳐져 있는 완전한 가을 속에서 노천카페의 나무의자에 앉아 이 식당의 샌드위치를 먹어보는 것도 여행 중의 즐거움이라 하겠다. 돌돌거리는 작은 강물 곁엔 수많은 캠핑장이 있고 어느 가을날 하룻밤을 노란색 단풍의 살랑거리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노숙을 해 보는 것도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다.

LAKE NORTH 노스 레이크

사우스 레이크에서 나와 다시 168번으로 들어가게 되면 아스펜델(Aspendel)이라는 산속 마을을 지나게 되는데 만년설이 덮여 있는 장엄한 산위에 9월 하순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쌓여 마을을 덮은 노란색 아스펜 숲과 어울려 형언 할 수 없는 분위기가 그곳에 펼쳐진다. 작은 강물이 흐르는 마을 앞엔 수십 개의 우체통이 나란히 서있어 시골의 분위기를 연출 해 주기도 하고 한가로이 마을곁으로 흐르는 작은 강물에 발을 담글 수도 있다.
이곳에서 더 들어가면 두 개의 호수가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노스 레이크의 작은 표지판이 나 있다. 산 중턱으로 나 있는 아슬아슬한 비포장 구불거리는 길을 따라 산모퉁이를 돌면 또 하나의 선경이 이곳에 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곳은 특히나 송어가 많이 서식을 한다 하여 수많은 낚시 배들이 고요한 수면에 떠 있고 수초 사이로 맑은 물이 바닥의 돌멩이까지 보여 이곳의 청량함을 느끼게도 해 준다. 수많은 사진가들이 세 개의 대표적인 호수 중에서도 이곳 노스 레이크를 즐겨 담는 것을 보면 이곳의 드라마틱한 풍광이 그만큼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작은 강물을 건너 산 중턱으로나 있는 길이 비포장인데다 좁아서 마주 오는 자동차를 만나게 되면 초보운전자들은 혹시 산 아래로 굴러 내릴까 간이 콩알만큼 작아지게 된다.

LAKE SABRINA 사브리나 레이크

비숍에 있는 여러 개의 호수 중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호수는 사브리나 호수이다.

노스 레이크로 들어가는 입구를 약간만 지나 곧바로 들어가면 울긋불긋 단풍사이로 청록색 호수가 나타난다. 이곳은 레크레이션을 즐기기에 적당한 곳이고 둥그렇게 둘러서 있는 높은 봉우리 아래 잔잔하고 평화로운 풍경이 펼쳐져 있다. 모터보트를 빌려주는 곳이 있어 호수를 질주 할 수도 있고 호수 주변이 안전하게 댐이 만들어져 있어 그곳에 서서 낚시를 즐길 수도 있다. 다만 이곳은 10월 둘째 주와 셋째 주 중간쯤에 댐이 얼어 붕괴되는 것을 막으려 호수의 물을 방류하게 되니 이점을 알아 두면 유익하다. 가을 한철이면 늘 주차장이 만원인 것이 어려움이지만 재수 좋게 차를 카페 앞에 댈 수 있다면 호수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테라스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는 즐거운 호사를 누릴 수도 있다. 호수로 올라가기 직전 다리를 건너기 전 길 옆에 파킹을 할 수가 있으니 주차는 많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길이 좁은 이곳으로 들어오는 큰 차는 입구에서 제지를 당할 수가 있다.

이렇게 비숍에 있는 호수를 즐겼다면 좀 더 북쪽으로 395번 길을 달려보자. 달리다 보면 스키장으로 유명한 맘모스 레이크를 만나게 되고 숲과 호수 속에 세워진 아름다운 타운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는 꼭 케이블카를 타 보길 권한다. 하늘위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는 우리가 차를 타거나 걸으며 느끼는 경치와 또 다른 감동을 준다. 맘모스 레이크에서는 카페는 물론 여러 종류의 음식점들이 있어 불편함이 없이 식사를 할 수가 있다.

맘모스에서 다시 나와 비숍에서 약 한 시간 거리인 쥰 레이크(Lake Joon)로 가 보자. 이곳은 395번에서 158번 도로로 쥰 레이크 라는 마을을 한바퀴 돌아 다시 395번으로 만나게 되는 17마일 동안 무려 4개의 호수를 만나게 된다. 아늑하고 작은 마을이 있는 이곳은 특히나 야생동물들이 많이 살고 있어 작은 토끼나 혹은 사슴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첫 번째로 만나는 호수가 바로 쥰 레이크. 호수 이름과 이곳 마을 이름이 똑같은 쥰 레이크이다. 여름에도 아름다운 곳이지만 특히 가을의 쥰 레이크 캠핑장은 너무나 유명해서 해마다 연 초에 이미 예약이 끝난다고 한다. 호숫가 아스펜 숲속에 있는 이곳은 맑고 파란 하늘아래 깊은 청록색 호숫가에 있고 가을 한철 수억 마리의 노랑나비 떼가 춤을 추듯 팔랑거리는 나무아래서 낮엔 낚시를 하기도하고 작은 마을에서 동화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10월부터 이듬해 5월 눈이 녹을 때까지 마을은 겨울잠에 들어가고 모든 호수는 출입이 통제된다.

마을로 들어서면 가파르게 경사진 지붕을 이고 있는 작은 나무집들이 이어 서 있는 작은 산속마을이 나오는데 이 작은 시내엔 음식점도 있고 모텔도 있다. 특히 마을로 들어서며 첫 번째 다리를 건너 왼쪽 언덕에 서 있는 작은 카페를 들리길 바란다. 땟국물이 줄줄 흐르는 작은 나무로 된 오래 묵은 찻집엔 메뉴판도 없는 몇 개의 의자가 전부인 곳이지만 그곳의 느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진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돈도 잘 안된 그 어두컴컴한 카페엔 기념품도 파는데 오래되어 보이는 작은 물건들이 쌓여있는 그 속에서 때론 보물을 발견 할 수도 있으니까. 10월 초순경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열리고 노란 아스펜으로 덮인 이곳을 일만 피트가 넘는 준봉들이 하얗게 눈을 이고 이곳을 둘러싸고 있다.

마을을 지나며 만년설이 녹아 흐르는 작은 폭포를 지나면 실버 레이크가 나오는데 작은 카페와 기념품 상점들이 있는 이곳은 호수의 여왕이라 할만큼 최고의 경관을 뽐낸다.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높은 산에서부터 시작되는 노란 아스펜은 10월 초순경에 절정을 이루는데 이곳 역시 낚시 배를 대여해 주는 곳이다. 이곳의 특징은 동글동글한 조그만 조약돌이 깔린 비치가 넓게 이어져 있어 가족과 함께 걸어도 좋은 곳이고 비교적 넓은 파킹랏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와서 절경을 즐기고 있다. 그리고 조금 더 나가면 그랜트 레이크가 나오며 다시 395번으로 나오게 된다.

기왕에 이곳까지 갔다면 395번으로 몇 마일을 더 북상하여 요세미티 계곡으로 이어지는 120번 도로인 타이오가 패스를 달려보자. 이곳으로 들어 가다보면 그 장엄한 아름다움에 눈을 어디로 돌려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 수많은 호수와 깊은 숲, 높은 바위. 이곳이 진정한 서부의 절경임을 느끼게 될 것이다. 요세미티 계곡으로 들어가는 여러 개의 길 중 하나인 이곳은 10월 중순부터 눈이 쌓여 통제가 되며 이듬해 6월 하순경까지도 오픈을 하지 않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도로이다.

자~ 올 가을엔 떠나보자!! 아스펜 숲으로~~~~

Writer_ Joyce Lee (조이스 리)
하는 일 : 2008년부터 현재까지 Art Magazine
Reporter
...한 일 : 한국과 LA에서 사진전 10여 회
...저 서 : 2012년 여행 에세이 <지구별 한 귀퉁이에 서서> 펴냄
2014년 사진 에세이 <나의 전생은 인디언> 펴냄
2016년 여행 에세이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