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골프계의 여신 - 박세리
한국 골프계의 살아있는 전설
29세 최연소 LPGA 골프 명예의 전당에 헌액
데뷔 4개월 만에 LPGA 메이저 대회 2승
샌마틴 코르데바예 골프장에서 개최된 US 여자 오픈 골프대회에 참가한 박 세리 선수를 만났다. 지난 18년간 전세계의 아름다운 골프장에서 수많은 경기를 벌이며 최선을 다해 열정적으로 그녀의 뜨거운 청춘을 걸어왔고 이제 LPGA 에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은퇴 경기를 마쳤다. 골프장에서 박 선수는 프로골퍼의 베테랑 답게 많은 팬들에게 시종일관 친절했고 여유가 있었다. 경기 장을 찾은 팬들의 간단한 질문에 미소를 머금고 차분히 대답해 주었으며 사인도 성의껏 해주었다. 그녀가 양말을 벗고 그을린 다리에 하얀 맨발로 물속에 들어가 투혼 샷을 날리고 우승을 거머쥐었을때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우리 한국인의 가슴에 큰 자부심과 희망과 환희를 가득 안겨주었기에 우리는 그녀의 앞날에 축복의 박수를 아끼지 않으며, 그녀를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만난사람 : 발행인 아이린 서
어린 시절
박세리(Se Ri Pak, 1977년 9월 28일 ~ )는 대전 유성에서 태어났고 1980년대 초반 하와이로 이주직후 초등학교 저학년의 어린나이에 아버지(박준철)가 골프채 잡는 법을 가르쳐주었는데 놀랄 만큼 공을 잘 쳐냈다. 그녀가 중학생이었을때 아버지가 딸을 골프 연습장에 데려다 주고 깜빡 잊고 친구들과 술을 새벽 4시까지 마시다가 퍼뜩 정신이 들어 연습장에 갔더니 그때 까지 박선수가 계속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의 말을 빌자면 그녀는 '사냥개'의 근성으로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승부사라 전한다.
전 세계를 놀라게 만든 골프계의 신데렐라
전 국민을, 아니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일대 사건은 LPGA 투어 데뷔 단 4개월만인 1998년 5월에 터졌다. 미LPGA투어의 메이저타이틀인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 11언더파 273타를 기록하며 투어 데뷔 첫 승을 올린 것이다. 자신의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올렸고 그것도 대회 1라운드부터 한번도 선두 자리를 뺏기지 않은 채 정상에 오르는 와이어 투 와이어(wire-to-wire) 우승이었다.
그로부터 7주 뒤, 메이저타이틀 중에서도 가장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박세리는 태국의 제니 추아시리폰과 나란히 6오버파 290타로 공동 선두를 기록했다. 당시 US여자오픈은 공동 선두 일경우 다음날18홀 연장전을 치르며 거기서도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서든 데스로 경기를 한다. 18홀 연장전에서 마저 비긴 뒤 가진 서든데스 2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추아시리폰을 극적으로 누르고 메이저 대회 2연속 우승을 금자탑을 쌓는다. 무려 92홀 만에 우열이 가려진 이 대회는 미LPGA투어 역사상 가장 긴 승부이며 또한 명승부로 남아 있다. 이 경기의 백미는 연장 18번째 홀에서 타샷이 워터해저드에 빠지자 양말을 벗고 물에 들어가 샷을 멋지게 날려 기사회생하며 결국 우승을 거머쥔 그의 투혼정신이 당시 IMF에 허덕이며 실의에 빠져있던 한국 국민의 가슴속에 큰 용기와 희망을 채워주었던 것이다.
그는 LPGA 데뷔 연도에 메이저대회에서 2승을 거두며 돌풍을 일으켰고 골프계의 신데렐라로 수많은 외신의 큰 주목을 받았다. 클린턴 대통령도 박세리 선수와 골프를 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LPGA 투어에서 치른 여섯 차례의 연장전에서 단 한번도 패한 적이 없었다. 그는 철의 정신력으로 무장되었다고 평가된다.
LPGA 명예의 전당에 헌액
박세리는 2010년 까지 LPGA 25승 (메이저 대회 5승)을 올렸다. 이는 아시아 선수로 미 LPGA 투어 최다승으로 LPGA 골프 대회 상금 총액만 $12.5밀리언이상으로 집계되었다.
박세리는 2004년 미켈럽 울트라오픈에서 통산 22승째를 기록하며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최고 선수의 자격증이라 할 수 있는 명예의 전당 헌액을 위해서는 총 27점이 필요하다. 일반 대회 우승 1점, 메이저 대회 우승 2점, 그리고 올해의 선수, 베어 트로피 등 타이틀 수상시 1점 등 점수가 부과되며 27점이 될 경우 투어 데뷔 10년을 마치는 해에 정식으로 헌액된다. 그런데 박세리는 자신의 투어 생활 7년 반 만에 조건을 구비했다. 22승으로 22점, 이 중 4차례의 메이저 우승으로 추가 4점, 그리고 2003년 베어 트로피 수상으로 1점 등 27점을 모두 충족한 것이다. 이후 박세리는 투어 10시즌을 모두 채운 2007년 11월, 미LPGA투어 명예의 전당과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29세의 최연소로 당당히 헌액되는 영광을 안았다. 또한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헌액된 것이다.
그가 남긴 말
박세리는 이번 8월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 한국 여자 골프 코치로 참가하며, 올림픽후 연말 그는 현역을 최종 은퇴할 예정이다. 그는 "우승한 뒤 다음 우승을 생각하며 다른 대회장으로 이동하는 생활이 반복 됐다" 며 "숙소에 돌아오면 외로움을 느꼈다"고 전한다. 그는 "골프장에서는 경기에 집중해야 하지만 골프장을 벗어나면 다른 무엇인가를 생각하라"고 후배들에게 의미 있는 조언을 해줬다. 그는 자녀를 성공시키고 싶은 부모들에게 "무엇이든 스스로 좋아서 해야 한다. 부모가 억지로 시킨다고 되지 않는다"고 진심어린 조언을 남겼다.
이제 38세의 젊은 나이로 한국의 위상을 높여주고, 한국인의 강인한 정신력을 전세계에 널리 알려준 박세리 선수가 골프장을 떠나는 뒷 모습을 바라보며 곁에 있던 많은 한국 팬들과 함께 한 마음으로 그녀에게 감사하며, 그녀의 앞날에 축복을 기원했다.
Photos are provided by USGA to support Korean-American communities in 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