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무도협회장 황종연
사람을 살리는 무술 '기무도' 창시자
합기도, 태권도, 킥복싱 최고단자. 세계무술대회 국제심판. 주한 미8군 무술교관. 기무도 창시자. 캘리포니아 한의대 교수. 기무한의원 원장... 그에게 항상 따라붙는 수식어 들이다. 덥수룩한 수염과 나이에 비해 날렵한 몸매가 언뜻 봐도 도인(道人)임을 눈치챌 수 있다. 산호세 지역에서 무술도장과 한의원을 운영하며 제자양성과 의술을 펼치고 있는 이 시대의 도인 황종연 원장을 도장에서 만나보았다.
박성보 기자
화려한 무술인생
산타클라라 엘카미노와 스캇이 만나는 쇼핑몰에 위치한 도장에 들어서자 사방에 황종연 원장의 예전에 활동하던 사진과 신문기사들을 넣어놓은 액자들이 빼곡하다. 한참을 둘러봐야 할 정도로 자료가 많았고 이는 그의 화려한 무술인생을 짐작하게 한다.
이미 합기도와 태권도 사범으로 이름을 떨치던 1991년. 스페인 세계무술대회에 한국인 심판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중국인들의 기공에 대해 관심을 가진 그는 기존의 무술에 내공훈련을 더하면 더욱 강력한 파워가 나올 것이라는 구상을 하게 된다. 그로부터 태권도, 합기도, 킥복싱, 검도의 테크닉과 '기(氣)'을 바탕으로 하는 내공연마의 훈련이 집합되는 과정을 거쳐 새로운 무술 '기무도(氣武道)'가 1998년에 탄생되어진 것이다.
2005년, 내공에 축적을 쌓은 황 원장은 이태리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무술고단자대회 기공표현부분에서 금메달을 받으며 기무도가 국제무대에서 검증을 받게 됐다.
사람을 살리는 무술
종합무술의 결정체로 태어난 기무도는 세계 무도인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예상보다 전파속도는 늦었다. 공격과 방어가 대부분인 기존 무술에 비해 기무도는 내공, 즉 자신의 '氣'를 축적시키는 것이 훈련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기무도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중.장년층들이 건강을 유지하는 생활체육의 일부분으로 인식하면서 점차 기무도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황 원장이 종합체육관을 운영하던 시에틀을 비롯하여, LA, 알칸소 등 미국내에서만 10개 가까운 도장에서 기무도가 훈련되어지고 있다. 본 기자가 방문한 산타클라라 도장에서도 한인 몇 명이 부영무 사범의 지도로 기공훈련을 받고 있었다. 단순한 동작같으면서도 복식호흡에 맞춰 기본동작을 따라하다보니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황 원장은 강조한다. "기무도는 사람을 살리는 무술입니다"
무술과 의술은 일맥상통한다
지난 5월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하여 인천으로 향하던 아시아나 항공 211편 기내에서 갑자기 승무원의 다급한 안내방송이 들려왔다. 한 승객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으니 의료진이 있으면 도와달라는 긴급한 내용이었다. 그 방송을 들은 황 원장은 응급용 휴대가방을 들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40대 필리핀 여성이 화장실을 가다가 복도에 쓰러진 것이었다. 손발이 싸늘한 저체온 현상을 보였으나 황 원장은 이미 이전에도 의식이 없는 환자들을 소생시킨 경험이 있었기에 당황하지 않고 침과 사혈요법을 시술하는 한편 자신이 창안한 기공요법과 한의학적 수기요법을 두루 사용하여 환자를 30분 만에 소생시켰다. 황 원장은 "잘못하면 책임을 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일은 의료인으로서 당연한 책무이기에 할 일을 한 것 뿐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의 집안에는 여러명의 한의사가 있었고 20여년 전부터 무술경기에서 다친 선수들을 즉석에서 침을 놓아 다시 경기에 임하게 했던 전설같은 얘기들도 들려주었다. 현재 캘리포니아 한의과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고 기무한의원을 운영하며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황 원장은 또 강조한다. "의술은 사람을 살리는 일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한다
황 원장은 회고한다. - 주한 미8군 특수요원들에게 무술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그들보다 강해야 했다. 그래서 비교무술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각 무술마다 장단점을 파악하여 이를 응용하여 그들을 가르쳤고 대학에서도 태권도학과 학생들에게 비교무술을 강의하기도 했다. 한국의 도장에서 목사님들에게 무술을 가르치며 신앙적으로 성숙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다른 무술은 공격하고 부수는 무술이지만 나는 살리는 무술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기도와 함께 시작하는 무술이기에 기무도이고, 몸이 불편한 사람도 기운(氣)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무술이 기무도다. 내 이웃이 육체적 고통없이 살아가는데 기여하고 싶다.
황 원장은 마지막으로 강조했다. "저의 무술과 의술이 사람을 살리고 더 나아가 선교에 쓰여지길 원합니다"
황종연 원장은 현재 실리콘밸리 선교회 소속 은퇴목회자들을 상대로 정기적인 진료상담과 운동요법을 가르치고 있으며, 산타클라라 도장에서 태권도, 합기도, 킥복싱과 함께 기무도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 문의 :(408)243-1001
- 도장주소 : 2181 El Camino Real Santa Clara CA 95050
- 기무도 클래스 :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일요일 저녁 5시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