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교류의 선봉에 선 우먼파워 발레호 시 자매도시연합회 김영희 회장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민간외교관으로 변신한 발레호(Vallejo)시 자매도시연합회 김영희(Yolanda Kim) 회장. 6개국 도시를 연결하여 국제교류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영희 회장의 주류사회 진출 성공담을 소개한다.
글 박성보 기자(sbpark21c@gmail.com)

내조의 여왕에서 민간외교관으로 변신하다

김영희 회장은 초등학교때 부모님을 따라 하와이로 이민을 오게된 1.5세로, 결혼과 함께 1980년도에 북가주 솔라노카운티의 발레호시에 정착하게 됐다. 당시 태권도 사범인 남편 윌리엄 김(전 SF체육회장, 북가주 태권도협회장)과 '해룡관' 이라는 태권도장을 함께 운영하며 내조자의 길을 걷게 된다.
태권도장 수련생들의 신상자료부터 각종 행정적인 서류작업을 처리하면서 익힌 행정적인 능력은, 남편이 샌프란시스코 체육회장으로 재직할 때에도 유용하게 쓰였다. 당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주한인체전 집행부서에서 이름도 없이 자원봉사를 하며,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통역과 참가팀들의 일정조절을 도와 성공적인 행사를 일궈내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또한 남편이 27대 샌프란시스코 한인회 이사장으로 재직시에도, 한인회주최의 행사가 있을 시에는 뒤에서 그림자 내조를 하며 도우미 역할을 다했다.
2001년 태권도 문화축제로 인연을 맺은 충북 진천군(당시 김경회 군수)과 발레호시와의 자매도시 연결을 김영희씨가 주도하며 민간외교에 발을 내딛게 된다.

발레호 시와 자매도시연합회란 어떤 곳인가

발레호(Vallejo)시는 샌프란시스코 동북부에 위치한 인구 15만명의 중소도시로, 와인산지로 유명한 나파밸리로 진입하는 길목이자 한국기업 삼성이 LPGA 골프대회를 개회하는 히든브룩 골프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멕시코 공화국 하에서는 캘리포니아주의 주도 이기도 했고, 해군기지가 있어서인지 다양한 민족들이 어울려 사는 도시로 유명하다. 또한 발레호시는 뱅크럽시를 했다가 성공적으로 재기한지 3년이 넘어, 세계의 주목을 받고 표준모델이 되어 경제사절단들이 견학을 오고 있다고 한다. 한국과는 달리 미국의 중소도시들은 시정부에 '국제교류과'가 없는 관계로 '자매도시연합회(Sister City Association)'란 기구가 국제교류 업무를 주로 맡아서 하고있다. 작년에 탄자니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자매도시를 맺고있는 발레호 시를 방문하여, 자매도시연합회에서 환영식과 만찬, 보안안전을 총괄하기도 했다.
현재 발레호 시 자매도시연합회는 회원 300여명, 이사진 15명이 있고, 김영희씨가 2014년 부터 회장으로 취임하여 매월 이사회를 주관하고 있다. 이사회에서는 연합회 활동을 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세우는 등 시정부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국제교류의 선봉에 선 우먼파워

현재 발레호 시와 자매도시를 맺고 있는 도시는, 1960년 노르웨이의 트론드하인드시를 시작으로 일본의 아카시, 이탈이아의 라 스페시아, 필리핀의 바기요 시, 탄자니아의 바기모요, 한국의 진천군 등 총 6개국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올해 7월에 김영희 회장과 시의원들은 오스비 데이비스 발레호시장과 함께 일본, 필리핀, 한국의 진천군 등 3개의 아시아권 자매국가 도시를 교류활성화와 유대강화를 목적으로 공식 방문할 계획이다. 김영희 회장은 이미 3년 전 발레호 시장과 한국 무주에서 열린 태권도 엑스포에 동행한 바 있다.
그외 발레호 시민들에게 국제적인 교류의 현장을 보여주기 위해 6월경에 길거리농구 대회와 거리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9월에는 지역의 특성을 살려 대규모 다민족 문화축제를 계획하고 추진중에 있다고 한다.
김영희 회장은 여성리더쉽을 발휘하여, 인터내셔널 디너 옥션행사를 갖고 자매도시들의 각 국가 음식을 판매하여 연합회 예산을 확보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커뮤니티에서 받은 사랑을 나눠주고 싶을 뿐

김영희 회장과 윌리엄 김 전 SF체육회장 부부는 발레호시에서만 35년간 체육관 운영을 해 온 올드타이머이자 지역의 유명인사다. 현재 체육관이 있는 1.5 에이커 규모의 샤핑몰도 소유하고 있다. 김영희 회장은 자매도시연합회장직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지역 커뮤니티에서 받은 사랑을 다시 나눠주고 싶을 뿐"이라며 "자녀들도 성장했으니 이제는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여 사회 봉사에 전념하고 싶다"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곁에는 그동안 내조의 대상이던 남편 윌리엄 김이 외조자로 변신하여 호위무사로 서 있었다.

문의 : (707)556-8181, www.vallejosistercit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