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예술을 품은 곳 연인들을 위한 여행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풍경과 추억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발길 닿는 어느 곳이나 한참을 머물러도 좋다. 그 흔한 커피도, 평범하게 풍기는 빵 굽는 냄새도 유난하게 로맨틱한 곳이 있다. 함께 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좀 더 감성적인 여행을 만끽할 수 있으리라. 오래된 건물도 현대식 인테리어도 하나같이 주변의 자연을 닮아가는 특별한 풍경에 들어서면 나만의 운명적인 여행과 흠뻑 사랑에 빠지게 되지 않을까.

낭만도시, 로마
유럽은 로맨틱 하다는 이미지가 있다. 미국인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신혼여행지의 목록을 보다 보면 유럽의 각 도시들이 빼곡히 들어 차 있다. 그만큼 로맨틱함을 느끼고 싶을 때는 최적의 선택지로 유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의 많은 도시 중에서 가장 낭만적인 곳이 어딜까 하는 물음에는 다양한 대답이 있을 수 있겠지만 로마' 를 빼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오드리 햅번처럼

로마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로마의 휴일이다. 로맨스 영화의 고전 중의 고전이며 그 후에도 수많은 오마쥬와 패러디의 대상이 되었던 로마의 휴일은 로마를 전세계에서 가장 로맨틱한 도시로 만드는데 일조한 작품이다. 로마는 콜로세움부터 개선문까지 온갖 문화 유적의 보고다.제국의 수도로서 오랫동안 그 찬란한 위엄을 빛냈던 만큼 수없이 많은 유적들이 관광객들에게 감탄과 감동을 선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많은 커플들이 로마에서 하고 싶은 일을 물어 본다면 로마의 휴일에서의 오드리 햅번이 연기했던 장면들을 그대로 연출하고 싶어 할 것이다. 굳이 오드리 햅번을 똑같이 재연하지 않더라도 스페인 광장에서 특유의 식감이 돋보이는 젤라또를 먹는 시간은 한번쯤은 가져볼 만한 것이다. 화보에서나 볼법한 유럽풍의 넓은 광장에 서있다 보면 마치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기 때문. 스페인 광장에 있는 스페인 계단은 오랫동안 부유한 이들, 미인들, 보헤미안들이 모이는 장소였다. 18세기와 19세기에 이들은 화가의 모델로 선정되기를 바라며 계단에 모여 들었다. 스페인 광장의 바르카치아 (난파선)분수 또한 관광 명소 중 하나다. 햇살이 쏟아지는 한낮의 광장과 등이 하나 둘씩 켜지는 밤의 광장은 또 다른 맛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광장을 두 번 들러야 한다. 물론 맛있는 젤라또를 손에 들고 있는 것은 필수다.

바티칸부터 콜로세움까지

바티칸시 국도 로마에서 반드시 들러봐야 하는 곳이다. 인구1000명이 되지 않지만 독자적인 화폐와 우표를 발행하는 엄연한 국가다. 성베드로 대성당과 박물관이 유명한데 박물관에는 역대 교황들이 수집 한 다양한 고문서와 방대한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다. 가톨릭의 총 본산 이라고 불리는 성베드로 대성당은 거장 미켈란젤로가 일생을 바쳐서 완성하려 했으나 끝내 완성을 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던 성당으로 유명하다. 어마어마한 규모는 사람을 압도하는 힘이 있다. 성베드로 대성당은 바로크 고전주의 건축의 전형이 되어서 전세계 수많은 공공건물들에 영향을 미쳤다. 성베드로 대성당을 들어가는 청동문을 지나면 섬세하고 장엄한 장식과 조각들로 가득 차 있는 내부가 나온다. 외부에서의 웅장함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많은 조각들 중에서 미켈란젤로의 역작 중 하나인 피에타를 볼 수 있다. 죽은 예수 그리스도를 팔에 안은 채 슬픔에 잠겨있는 성모마리아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왜 이 작품이 걸작이라고 불리는지는 껴진다. 한국에서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제목으로 더 익숙하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는 영화계에서 가장 큰 영예 중 하나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해서 명작의 반열에 올랐다. 눈을 두는 곳마다 예술적인 건축물처럼 보이는 로마에서 또 낭만적인 장소가 있다면 트래비 분수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바다의 신이 조각되어 있는 트래비 분수는 화려하기 이를 데 없는데 뒤 로 돌아서 동전을 던지면 다시 로마에 올 수 있다는 이야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동전을 던진다. 트래비 분수에서는 전세계 모든 동전을 볼 수 있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 로마가 기독교를 국교로 공인하기 전에 로마의 신들의 신전으로 쓰였던 판테온, 요새로 사용되어서 아름다우면서도 견고한 모습을 자랑하는 산탄젤로성 등 다양한 문화유산이 있지만 로마하면 누 가 뭐라 해도 콜로세움이다. 콜로세움은 그야말로 로마의 상징과 도 같은 곳이다. 서기 72년 노예 1만 2000명이 투입되어서 완성된 이 거대한 건축물은 여러번의 지진에 끄덕이 없이 로마를 지키고 있다. 콜로세움을 보면 바로 영화가 떠오른다. 바로 러셀 크로우가 주연해서 전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글래디에이터다. 이미 2000여년이 흘러버린 옛날의 이야기지만 거대한 콜로세움 앞 에 서서 눈을 감으면 당시의 함성이 들리는 듯 하다.

캘리포니아에서 만나는 유럽

여행은 판타지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평소에는 누리기 힘든 것들을 누리면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고 이러한 판타지를 경험하여 역설적으로 일상에 대한 에너지를 얻는 것이라 는 뜻이다. 캘리포니아는 남가주 주민들에게는 매우 일상적인 공간이다. 매일 매일오고 가는 곳이다. 하지만 이런 캘리포니아에도 우리에게 환상을 심어 줄 수 있는 곳이 있다. 캘리포니아 속의 작은 덴마크라고 불리는 솔뱅과 단 하루만이라도 되고 싶은 억만장자의 삶을 보여주는 허스트캐슬 이다.

동화 속의 나라

덴마크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덴마크를 생각할 때 많은 사람들은 안데르센을 떠올린다. 안데르센은 창작 동화의 일인자로 불리는 작가로 미운오리새끼, 인어공주, 성냥팔이 소녀 같이 우리에게 친숙한 작품들을 써냈다. 안데르센의 고향이라 그런지 솔뱅은 전원적인 향취와 동화적인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사실 이런 솔뱅의 모습은 판타지에 가까울지 모른다. 눈 부신 햇살 아래 덴마크의 전통적인 건물들이 오밀조밀 들어서 있는 장면은 보기 쉽지않다. 덴마크의 기후적인 특성상 오후3시만 되면 어둑어둑 해지고 한달에20일 이상 흐린 날씨가 계속 되기 때문이다. 아기자기한 덴마크의 풍경이 남가주의 높고 푸른 하늘아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최적의 환경이 가져다 주는 판타지다.

마을 한복판에 있는 풍차를 기점으로 해서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로 놀이공원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다. 놀이 공원과 다른 점이라면 전통적인 생활방식이 그대로 묻어나는 이른바 생활감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1911년에 만들어진 덴마크 마을 솔뱅은 2011년에 100주년을 맞았다. 남가주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발렌타인데이 유럽에 가지 못해서 아쉽다면 남가주속의 작은 유럽에 들러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허스트 캐슬은 줄리아 모건(Julia Morgan) 이라는 숨겨진 건축가가 설계하고 공사를 감독했는데 줄리아 모건(Julia Morgan)은 UC 버클리를 졸업한 여성 최초의 건축가로 30년동안 변덕스러웠던 윌리엄 랜돌프의 갖은 요구를 수용하며 끝내 허스트 캐슬을 완성시켰다.

허스트 캐슬의 일반인을 위한 투어는 네 개의 코스로 되어 있으며 저녁 코스까지 합하면 5가지의 코스 형태로 운영된다. 투어는 비지터 센터에서 셔틀을 타고 캐슬로 올라가면서 설명과 함께 시작되고, 투어를 마치는 데는 약 2시간 정도가 걸린다. 투어가 끝나고 비지터 센터에 있는 극장에서 허스트 캐슬 관련 영화를 관람할 수 있고 박물관과 기념품점 등을 구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