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종교와 정치 사이에서

영업사원들이 고객들과 상담을 하거나 대화를 나눌 때 절대 하지말아야 할 화제거리가 있다면 그것은 종교와 정치문제다. 사람마다 성향도 다르고 예민한 문제라 자칫 화제로 올렸다가 본전도 못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요즘은 영업사원만이 아니고 부모와 자식간에도 정치와 종교얘기는 안하는 것이 좋다. 오랫만에 가족이 둘러앉아 즐거운 식사자리에 자칫 현정권이 어떻고 요즘 기독교가 어떻고 하는 얘기가 나오다 보면 분위기도 안좋아지고 서로 기분이 상하기 십상이다.

요즘 본국에서는 이 정치와 종교가 어우러진 막장드라마같은 관련뉴스 때문에 기분이 더욱 상한다. 일명 정치하는 종교인들과 종교를 내세우는 정치인들 얘기다. 어떤 정신나간 목사는 대통령를 당장 하야시키자고 선동을 하기도 한다. 특히 선거철이 다가오게 되면 정치인들은 표를 얻기위해 교회나 절을 어김없이 찾아다니고, 정치성향이 많은 종교인들은 그런 기회로 정치권과 부정한 거래를 하기도 한다.

미국과 한국 등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들은 대체로 정교분리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헌법에서 보듯이 헌법상 국교를 두지 않으며 종교와 정치는 서로 간섭하지 않으려는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 미국은 성경에 손을 얹고 대통령 취임선서를 하는 나라임에도, 수정헌법 1조에 "연방의회는 국교설립에 관한 것이거나 자유로운 종교행사를 금지하는 어떤 법률도 제정해서는 아니된다.(Congress shall make no law respecting an establishment of religion, or prohibiting the free exercise thereof.)"라고 명시한다.

보통의 사람들은 종교인이 통치자가 되어야 그 종교가 더 많은 이익을 본다고 대단한 착각을 한다. 예로 이승만, 김영삼, 이명박은 교회장로였지만 정치에 실패함으로 기독교에 대하여, 전두환과 노태우는 독재와 무능으로 불교에 대하여 더 큰 손실을 입혔다. 중세 유럽에서는 종교가 정치를 지배하며 십자군전쟁과 같은 비극을 낳았고, 현재도 이슬람 독재정권들의 죄악은 계속되고 있다.

한 종교학자는 '종교는 정치와 분리되면서도 부드러운 압력단체로 남아있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했는데 깊은 공감이 간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