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연의 그림과 함께하는 수필 - 멋 부리는 것

멋을 낸다는 것은 똑같은 인생을 조금은 더 행복하게 사는 거라 생각한다. 가끔 우울해지며 생각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옷장 속에서 제일 예쁜 옷을 꺼내입고 아주 멋지게 하며 혼자 집을 나선다. 오직 나만을 위해 제일 이쁘게 가장 환한 얼굴로 웃으면서,,, 옷 하나 바꾸어 입고 입술에 색깔 하나 더 넣었지만, 사느라고 가끔은 힘들어 지친 일상의 나를 위하여주고 싶다. 그냥 누구의 작품이 걸렸는지 굳이 알 필요도 없이 미술관에 들러 원 없이 그림 구경도 하고, 텅 빈 느지막한 오후의 카페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놓고 저 건너 멋진 금발의 젊은 청년 모습도 흘낏거리며 웃어도 보고, 온종일 다른 걱정 않고서 너웃이 해 넘어가는 시간 - 돌아오다 교통체증에 걸려 우연히 찾아낸 CD의 지나간 유행가도 소리소리 내어 따라 부르며, 어느덧 깜깜해진 밤중에 아무 말 없이 집으로 돌아와 조용히 옷 벗으며 혼자 비싯거리며 웃는다.
도로 행복해졌다는 것이다. 오롯이 나만을 위한 멋 부리는 이런 작은 일탈의 순간들이, 갇혀 있던 생각들을 바깥으로 내놓으며, 더 넓은 더 깊은 또 다른 길을 만들어 더 행복해지려는 노력인 것이다.
예쁜 겉의 멋과 더불어 깊은 예술의 멋이 함께하면, 같은 인생의 길 위에서라도 어쩌면 조금은 더 행복해지리라 믿으면서, 마음껏 한층 더 멋 부리며 진하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