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연의 그림과 함께하는 수필 - 자신과 서로를 잘 돌보세요

"Please take care of yourself and each other." 매일 저녁 뉴스를 그는 이렇게 말하며 마무리한다. 은빛 머리의 나이가 지극한 남자의 마지막 말에 가슴이 울컥해진다. 단지 세상에 생긴 이야기만을 전하는 사람일지라도, 너무 젊고 여전히 세상이 초록빛으로 물든 앵커보다 세상의 파도를 몇 번은 넘어온 사람이 전하는 뉴스를 신뢰하고 찾아본다. 코로나가 한창 온 세상을 망가뜨릴 그때, 어느 동네 병원 속 환자 숫자를 젖은 목소리로 전하며 그는 그렇게 "자신과 서로를 잘 돌보십시오" 하면서 침통한 얼굴로 끝을 맺곤 했다. 그러고 나면 나도 눈물이 핑 돌아 어두워진 막막한 바깥을 바라보며 큰 숨을 쉬었었다. 그렇게 희망의 시간으로 버티며 드디어 깨끗하게 돌아온 세상이 되어 두 팔 벌려 바깥으로 나오려고 하는 지금, 그는 눈동자 속 눈물을 옅게 적시면서 전쟁터 근처에서 어두운 파란색 방탄조끼를 입고서 또 누군가의 죽음과 고통을 전하고 있다. 전쟁터의 화염으로 불탄 무서운 파괴 속에서 비록 화면 속의 현실이지만, 다시 모두가 제발 스스로를 잘 지키면서 살라고 하며 아픔을 전한다. 세상의 커다란 회오리바람 속에 움켜쥐고 붙들며 버틸 힘을, 자신에게 찾으라는 의미일 거다.

일주일에 한 번 겨우 무릎을 꿇고 높은 곳에 계시는 분에게 감사의 예절을 바친다. 지나온 무서운 병으로 갇힌 몇 년의 시간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전쟁의 커다란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릎 꿇고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며 이 자리에 있음을 다행스러워한다. 땅에 두발 제대로 딛고서, 현재의 세상이 무엇으로든 어지럽고 혼란스럽고 마치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하여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듯 살아야 한다고 믿고 있다. 포기하지 않고 불평하지 않고 오늘을 지키며 다시금 찾아올 - 온 세상 평화가 가득하고 찬란하게 빛나고 아름다우며 - 서로에게 사랑이 넘치는 새로운 해를 간절한 희망으로 기다린다. 세상 사는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진리를 더욱 깨달으며, "자신과 서로를 잘 돌보세요"라는 인사를 모두에게 전하면서, 2023년 한 해 나의 가족과 이웃 그리고 친구와 곁의 모든 이들이 예전처럼 살고 있음에 안도한다.

김해연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월간 한국수필 2009년 제178회 신인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