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ChatGPT가 열어놓은 AI시대
요즘 언론이나 대화의 모든 화제가 'ChatGPT'로 거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컴퓨터나 인공지능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뭔가 대단한 발명품이 나오기라도 한 듯 관심이 뜨겁다. 챗GPT를 쉽게 정의하자면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즉 사용자와 주고받는 대화에서 질문에 대해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상세한 답변을 해줘서 전문가들이 모두 놀랄 정도다. 논문이나 보고서 등을 제작하기 위해 뉴스나 자료를 수집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단번에 해결해주고, 변호사와 의사 등 전문가의 도움없이 상담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에 10억 달러를 투자한데 이어 추가로 10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소식과, 구글, 메타를 비롯한 빅테크기업들이 앞다퉈 이 분야에 뛰어든다는 사실 만으로도 그 존재감을 가늠할 수 있다. 인터넷 탄생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는 소프트웨어라는 긍정적 평가와, 사회 각 분야에 걸쳐 인간들의 영역을 침범해 갈 것이라는 우려가 함께 존재한다. 출시된지 두달만에 월 이용자가 1억명을 돌파했고, 챗GPT가 MBA와 변호사, 의사면허시험까지 통과했다는 뉴스가 이를 대변한다.
하지만 직접 사용해 본 사람들은 알듯이 아직 완벽한 단계의 답변이 나오는 것만은 아니다. 질문과 동떨어진 오답을 내놓기도 하고 내용이 복잡해지면 앞뒤가 맞지않는 문장이 나오기도 한다. 한국어로도 대화가 가능하지만 오류가 있거나 빈약한 답변이 상당히 많다.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가 입력되어 학습되어진 후 가장 그럴듯한 답변이 출력되는 것일 뿐 스스로 생각하여 답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민감한 의료정보나 법률지식도 정확성이 떨어지기에 무조건 의존하기 보다 팩트체크를 할 필요도 있다.
1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증기기관이 발명되었을때 사람들은 자신들의 일자리를 기계가 빼앗아 간다고 비판을 했다. 그러나 20세기로 들어서면서 로봇들이 사회 각 전반에 걸쳐 사용되기 시작했고, 현재는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제품들이 기계화된 시스템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 2016년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로 평가받던 이세돌은 인공지능 알파고를 상대로 한 대국에서 4대 1로 패하여 AI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공상과학영화처럼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들이 인간을 지배할 날이 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과학이 상상 이상으로 급속하게 발전하는 것은 틀림없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