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새 술은 새 부대에

올해도 어김없이 새해는 밝았고 새로운 세상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COVID-19이 세계를 압도했지만 한편에서 인간들은 4차 산업혁명을 이루어 가고 있었다. 최초의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그 이전으로 절대 회귀하지 않듯 역사는 코로나 이전(BC·Before Corona)과 이후로 양분되었다고 봐야 한다.

지난 연말 각종 한인단체들이 송년파티를 여러군데에서 가지며 오랫만에 오프라인 만남들을 가졌다. 이제는 코로나 이후의 시대로 접어든 것 처럼 보이지만, 아직도 변이바이러스들의 출현으로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언제까지 코로나를 핑계대며 현실안주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새해가 되며 각국의 대통령이나 각 단체의 리더, 기업의 오너들은 신년사를 포함하여 향후의 사업계획들을 발표한다. 희망찬 미래를 위해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리더의 기본 덕목이자 꼭 필요한 절차이기도 하다. 대체적으로 젊은 인재를 양성하여 미래지향적인 목표를 가지자는 내용은 항상 들어가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어떻게 젊은피를 수혈하고 그들에게 어떤 권한을 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한다.

북가주의 한인회들을 포함하여 수 많은 한인단체들을 20년간이나 취재해 오면서 느낀점은 사람도 생각도 '올드'하다는 것이다. 수습기자시절 만난 '그분'이 아직도 거기에 계시고 새로운 인물도 별도 없다. 새 회장이라는 사람은 역시 똑같은 소리를 한다. 젊은 회원들을 대거 영입하겠다고.. 물론 과감하게 세대교체를 시도하고 있는 단체도 있기는 하지만 뒷방으로 밀리지 않으려는 욕심 때문인지 분란만 일으키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민사회에서 구심점이 되어온 한인교회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목회자들과 성도들의 평균연령이 매년 올라만 가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어린이부나 청년부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차세대에게 전해 줄 것이 없는 교회는 이미 성장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인적, 물적, 영적인 투자없이 어떻게 다음세대들에게 교회를 물려줄 것인가.

성경에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둘이 다 보전되느니라'라는 말이 있다. 날마다 새로운 기술과 혁신이 이루어지는 이 시대에 새 포도주는 주위에 널려있다. 이 포도주를 담을 부대가 낡은 것인가 새 것인가 만이 중요할 뿐이다. 새해에는 양질의 새 술이 새 부대에 담기는 모습이 간절히 보고싶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