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악법도 법인가?

소크라테스가 최후에 한 말이라고 알려져 있는 '악법도 법'이란 말은 후대에 누군가에 의하여 만들어진 말이라고 한다. 당시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한 소크라테스에게 감옥을 탈출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이를 거부하고 생을 마감하게 되자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이 된 것이다.

법을 지키고 따라야 사회질서가 유지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하지만 역사를 통해서 보면 독재자들과 법의 권위를 옹호하는 기득권 세력들이 주로 이 말을 전제하며 법에 순종하라고 강요해 왔다. 군사독재 시절에 국민들을 감시하기 위해 만든 국가보안법이 얼마나 인권을 무시한 악법이었는지 수 십년이 지나서야 알게되지 않았는가.

대다수의 많은 사람보다 기득권을 가진 소수의 사람만을 위한 법이 충분히 있을 수 있고, 시대에 뒤떨어져서 아무도 그것이 법이라고 인정해주지 않는 사문화된 법도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그래서 법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나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인정해줄 때 법의 권위가 있는 것이다. 법을 위해 국민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법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민사회에서도 이 '법' 때문에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 주로 한인단체들이 자신들의 활동범위와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규정등을 종합해서 만든 정관(articles of association)을 두고 말들이 많다. 현실에 맞지 않으니 개정을 하거나 어떤 방향으로 바꾸자고 하는데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이럴때 서로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치며 민주적으로 개정절차를 밟아야 후에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수 년전 이 지역에 모범적인 한 체육단체가 후임회장을 선출하는 데, 정관에 제시한 날짜를 며칠 넘기고 회장을 선출했다가 내분에 휩싸여 문제단체로 낙인이 찍힌적도 있었다. 법이나 정관을 개정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법을 준수하고 혹시 갈등이 생기더라도 성숙하게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