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Underground Railroad)

저자 콜슨 화이트헤드는 도전적 작가로 명성이 높으며, '타임' 2017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되었다.

노예사냥꾼의 생각은 무엇일까? "검둥이들은 자유가 그들 몫이었다면 사슬에 묶여 있지 않았으리라. 인디언이 자기 땅을 지킬 수 있었다면 그 땅은 여전히 그의 것이었으리라. 백인이 이 신세계를 차지할 운명이 아니었다면 백인은 지금 이것을 소유하지 못했으리라. 지킬 수 있다면 그것이 네 것이다. 네 재산이든, 노예든, 땅이든, 미국의 명령이었다' 이 얼마나 자기중심적 무적의 인종논리인가".
그러면 노예들의 희망은 무엇일까? "색깔만으로 충분합니다. 제가 진실로 아는 것은, 우리는 하나의 백인 가족 옆에 사는 하나의 흑인 가족으로서, 하나가 되어 흥하고 또 쇠하리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숲을 통과해 가는 길은 알지 못할지 모르지만, 넘어졌을 때 서로를 일으켜줄 수 는 있으며, 그렇게 함께 같은 곳에 도달할 것이다".

가도가도 끝없이 펼쳐진 남부지역을 달리다보면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트랙터같은 농기구도 없던 시절에 이렇게 넓은 땅을 경작하던 농장주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들에게 값싼 노동력은 어쩌면 절박한 필요사항이였을 것이고 노예들이 유일한 대안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큰 이득이 있더라도 인간이 똑같은 인간을 잡아다가 노예로 부리면서 짐승처럼 취급할 수 있을지 상상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장구한 인류역사를 통하여 인간들은 엄연히 그러한 끔찍한 일들을 수없이 저질러왔고 지금도 진행형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콜슨 화이트헤드의 장편소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는 노예 제도가 있었던 '야만의 시대'를 정면으로 그리는 소설이다. 이 책은 노예 탈출 비밀 조직 '지하철도'를 실제 지하철도로 상상해, 한 노예 소녀의 탈출기를 그린 소설이다. 작가는 당대의 살풍경을 소녀와 노예 사냥꾼과의 추격전 안에 녹여냄으로써, '리얼리즘과 픽션의 천재적 융합'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2016년 전미도서상과 2017년 퓰리처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영화 《문라이트》로 오스카상을 받은 배리 젠킨스의 각본.감독으로 드라마화 될 예정이다.

다민족 국가, 흑인이 대통령이 되고, 다양한 인종이 뒤섞여서 존중하고 살고 있을 것 같은 그런 미국에서, 이런 소설이 히트를 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미국의 인종 문제는 항상 들끓고 있는 잠재적인 용광로란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미국 내의 소수 인종들에 대한 편견, 특히 흑인 노예제도의 해방이 이루어지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은 많았지만 이처럼 절묘한 조합의 구성은 확실히 모든 상을 휩쓸 만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줄거리

1800년대 서아프리카 베냉 남부 도시, 우이다 항구는 노예를 선적하기 위해 드나드는 배들로 붐볐다. 여기서 생애 처음으로 바다를 본 코라의 할머니, '아자리'가 묶여 있다. 당시 흑인 노예 여성은 '새끼를 낳을 수 있는 노예'여서 조폐국, 곧 '돈을 낳는 돈'과 같이 여겨졌다. 랜들가 대농장 판매 대리인은 아자리를 292달러에 샀다. 아자리는 거기서 메이블을 낳고 메이블은 코라를 낳는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는 '아자리→메이블→코라'로 이어지는 모계 혈통의 여성이 어떻게 참혹했던 '노예의 3대'를 겪었는지 말해준다.

아자리는 발에 족쇄를 채우고 동료와 두 줄로 걸었다. 그녀는 럼주와 화약 60통과 함께 교환되는 대량 구매의 일부였다. 노예상인들은 상품의 눈과 관절, 척추를 확인했다. '검둥이' 꼬마들은 헐값에 무더기로 시장에 나왔다. 건장한 남자와 가임기 여자들은 높은 값에 팔렸다. 성실하고 힘 좋은 아샨티족 무리를 두고 입찰 전쟁이 벌어졌다. 행렬의 보조를 맞추지 못하면 머리를 베어 꼬챙이에 꿰어 버렸다.
악착같이 살아가던 코라에게 어느날 시저라는 흑인청년이 나타난다. 글도 읽고 쓸줄 아는 이 청년은 코라에게 도망을 가서 자유를 찾자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처음으로 자신이 사는 남쪽에도 지하철도가 놓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코라는 시저와 함께 도망친다. 하지만 그녀를 뒤쫓는 노예 사냥꾼 리지웨이가 있다.
코라는 우여곡절 끝에 자유를 찾아 지하철도를 타게 되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노스캐롤라이나를 거쳐 인디애나로 가는 과정에서 결을 달리하는 차별과 폭력을 경험한다. 흑인을 대상으로 의학실험을 벌이고, 화학적 거세를 하는 한편 무자비한 노예순찰대와 마주친다.
인간으로 취급받지 못했던 19세기 미국 남부 노예들의 비참한 삶과, 인종 우월주의에 근거한 인간의 광기, 그런 긴박함 속에서도 자기 양심에 따르고자 했던 평범한 사람들인 '지하철도' 요원들의 분투가 코라의 탈출 여정을 통해 실감나게 그려진다.

소설은 풍부한 자료조사를 토대로 했다. 1930년대 노예출신들의 실화를 수집한 연방작가프로젝트(Federal Writers' Project)에서 취재된 내용이 바탕이다. "아자리는 백인들의 과학자들이 세상의 원리를 이해하려고 이면을 꿰뚫어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밤하늘의 별 운행, 혈액속 체액의 조합, 풍성한 목화 수확에 필요한 적산 온도. 아자리는 제 검은 몸에 대한 과학을 세우고 관찰을 해나갔다. 모든 것에 저마다 값어치가 있었고 그 값이 바뀔 때 다른 것도 전부 따라 바뀌었다. 미국에서 신기한 것은 사람이 곧 물건이라는 점이었다." 이런 대목은 1800년대 끔찍했던 노예제도의 실상을 보여줌과 동시에 당시의 종교, 자본주의, 개척자 정신이 어떻게 노예제도를 뒷받침해주면서 당시 사회를 구성 할 수 있었는지를 생생하게 묘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