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For Our Lives

# 지금으로부터 꼭 6년전인 2012년 4월. 캘리포니아주 최악의 총기난사사건이 바로 우리곁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계신지. 오클랜드에 위치한 한인이 운영하는 대학교에서 이민자의 자녀인 한인 1.5세가 동료학생과 교직원등 7명을 총격살해한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당시 일간지 취재기자였던 본인은 사건이 발생하자 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범인의 신상정보와 사건 경위에 대해 취재하던 중, 범인이 평소 알고 지내던 분의 아들이라는 사실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시민권자였지만 완벽하지 못했던 영어실력과, 뒤늦게 시작한 간호대학 공부에 나이어린 동료들로 부터 따돌림을 받았으며, 결국은 극심한 생활고까지 겹쳐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본인은 그 사건에 범인의 사진을 입수하여 언론사 최초로 보도하고, 당시 범인이 수감되어있던 형무소로 찾아가 단독 인터뷰를 따내며 본사로 부터 특종상의 영예를 누렸지만, 한동안 후회의 눈물을 흘리던 그의 얼굴과 희생된 학생들의 가슴아픈 사연속에서 깊은 죄책감에 빠지기도 했다.

세계 초강대국임을 자부하는 미국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여러요인 중 첫번째로 꼽히는 총기문제. 시도때도 없이 터지는 총기난사사고가 이제는 더이상 방치하기 힘든 최고의 골칫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1년에 총기사고로 사망하는 미국인이 3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중 2만 명 정도는 자살이고 나머지 만 여명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타인의 총에 의해 살해를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는 한인 이민자들은 물론 어린 아이들도 포함되어 있으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매번 대형 총기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총기규제를 입법화 하자는 여론이 형성되고 법안통과를 위해 상하원의원들을 압박하지만, 거대한 총기제조업체들의 로비에 번번히 벽에 부딪히고 있다. 총기휴대 옹호론자들의 논리는, 이렇게 세상이 위험하니 본인의 안전을 위해 국민 모두가 총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미국이 자멸의 길을 가고 있다고 경고하는 지식인들이 늘어나고 젊은이들이 행동으로 나서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겨진다.

March For Our Lives.. '우리의 생명을 위한 행진'이라는 주제로 지난달부터 미국 전역에서 수 백만명이 총기규제를 외치며 행진을 시작했다. 미국총기협회(NRA)에 매수당한 정치인들에 맞선 집단행동으로 시민혁명을 방불케 한다. 부패한 정치권을 겨냥했던 한국의 촛불혁명이 미국에서도 성공적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